미용실에서 머리 하면서 엘르 12월호를 훑어봤음. 그 중 전도연 배우가 인터뷰한 내용을 보며 최근에 계속 생각했던 영화속 여배우 실종이 매우 심각하다고 생각되어 이것저것 찾아봤음.
[엘르 12월호 인터뷰 내용]
“지금까지 했던 것이든 다른 것이든, 무엇이든 하고 싶어요.” 이말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바로 배우 전도연이다. 배우 문소리가 감독을 맡은 영화 <여배우는 오늘도>의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해 좋은 여성캐릭터와 시나리오 연기할 수 있는 기회를 향한 간절함을 토로했다. 그녀는 작년에 영화 <남과여>, 드라마 <굿와이프> 이후에 차기작이 결정되지 않았다.
그녀와 <밀양>을 함께 찍었던 배우 송강호는 올해 상반기 <택시운전사>로 또 한번 1천만 관객 돌파 영화를 갖게 되었고, <남과여>를 함께 찍었던 배우 공유는 지난해 개봉작만 세편이다. 그시간동안 칸의 여왕 전도연은 하염없이 다음 작품을 기다리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 혹시 여배우들에게만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가?
40대에도 여전한 미모와 출산후에도 아가씨 같은 몸매를 운운하는 것이 아니다. 최근 몇년동안 한국영화계에서 여성 캐릭터를 다루고 여성에게 자리를 마련해주는 방식이 퇴화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다.
2017년을 연 한국 영화는 <더 킹>과 <공조>였다. 두영화의 주인공은 네명의 남자 그리고 두명의 남자다. 그들은 협렵하고 반목하고 의리를 지키고 배신하고 뜨거운 우정을 나누면서 사이좋게 설 연휴 극장가를 남자들의 판으로 만들었다. 주연에 이름을 올린 여성캐릭터가 거의 등장하지 않은 이 흐름은 <택시 운전사>, <청년경찰>, , 추석연휴 극장가의 <남한산성>과 <범죄도시>로 이어졌다. 이 영화들 속 여자들은 누군가의 아내이거나 딸이었고 더 나쁜 경우는 피해자나 시체였다.
경찰과 조선족 범죄단의 대결을 다룬 두 영화 <청년경찰>과 <범죄도시>를 보면 최근의 한국영화가 여성을 어떻게 다루는지 명확하게 보인다. <청년경찰>에서 여성은 완벽한 타자인 동시에 피해자로, 남성의 성장과 각성의 도구로 존재한다. 아니면 <범죄도시>처럼 여성에게 그 어떤 관심도 없다. 2017년 9월 까지 ‘이름을 가진 두 여자가 남자와는 상관 없는 대화를 나눈다’는 백텔 테스트의 단순한 기준을 통과한 한국 영화가 단 두편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시사하는 바는 분명하다. 이런 상황이니 여배우들의 여성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 이해가 간다.
…. 이하줄임
<2017년 한국 영화 흥행 순위>
올해10위권 안에 눈여겨볼만한 여주는 8위 아이캔스피크의 ‘나문희’ 배우 정도
10위권 여성캐릭터 영화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의 엠마 스톤
위에 열거한 최근 5년간 영화 흥행 성적을 보면 기억에 남는 한국 영화 여성 캐릭터는 아이캔 스피크의 나문희, 덕혜옹주의 손예진, 수상한 그견의 심은경 정도일듯. 더군다나 2017년도는 젊은 여성 캐릭터는 전무함 주로 살인범에게 죽임을 당하고(청년경찰, VIP), 역사물이나 현대물 가릴 것 없이 여성캐릭터는 전멸한 것처럼 보임
해외는 그 심각성이 좀 덜한데, 최근에 제니퍼 로렌스가 여성 배우가 받는 개런티의 상대적 적음에 대해 여성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인터뷰한 적이 있었음. 해서 내용을 살펴봤더니 가장 높은 페이를 받고 있는 남성 배우는(2017년 커리어어딕트 웹사이트 발췌)
1. 마크월버그(68M), 2.드웨인 존슨(65M) 3.빈디젤(54.5M), 4.아담센들러(50.5M), 5.성룡(49M)인 반면, 여성 배우는 1.제니퍼 로렌스(46M) 2. 멜리사 메카시(33M), 3.스칼렛요한슨(25M), 4.제니퍼애니스톤(21M), 5. 판빙빙(17M)으로 조사 되었음.
여성의 이야기를 영화로 보고 싶음. 청년 경찰이 여자이면 재미 없었을까? 박서준, 강하늘 대신 김태리, 김고운, 한예리는 안되었을까? 전도연, 임수정, 문채원, 김민희, 김옥빈, 송혜교, 송지효 등은 영화 스크린관에서 보고 싶은 여배우들이 많음
여자만 나와도. 세상 사는 얘기 충분히 재밌게 만들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