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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커플

제3종족’s 직장선배짝사랑기8>

제법 지대가 높은 산이라 한밤이 되니 살을 에는 듯한 추위였다.

술에 취해 기분이 업되었던 그녀는 다시 차분해져 있었다.

둘만 있는 게 두번째던가? 어색함 반 설렘반 나는 그녀에게 궁극적으로 하고싶은 건 뭔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그런 걸 물어보았다.

SNS를 통해서 보면 해외봉사도 가고, 국내 보육원 같은 데에도 가서 맛난 음식만드는 재능봉사도 하고, 그런 걸 봐온 터라 그녀가 추구하려는 계획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리고 역시나 내가 보는 사람이 맞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두런두런 얘기를 하면서 신이 났는지, 다시금 기분 업된 듯한 그녀가 불현듯 하늘을 올려다보며 별이 쏟아질 것 같다고 했다. “봐, 너도 고갤 들어 하늘봐봐~”

내가 좋아하는 목소리톤- 에 이끌려 자동적으로 하늘을 바라보았지만 역시나, 내눈에 보일리가.

“말했잖아요, 제 눈은 별을 못봐요. 하나도 안보여요.” …….”좋겠다, 분명 이런 데에선 엄청 많을텐데..”

내말에, 그녀는 잠시 멈칫 하는듯, 하다가

“아냐, 저기 옆에 건물 불빛땜에 그럴거야

더 깜깜한 곳으로가면 보여, 가자!”

하며 내손을 잡고 이끈다. 끌려가다시피하는데 앞이 안보이는 나는 어디 돌부렁에 걸려서 또 무릎 다리가 만신창이가 될까봐 나도모르게 몸을 내빼고 있었다. 그런 나를 느꼈는지, “걱졍마. 내 손 꼭잡아, 나믿고 따라와봐.”한다.

그래, 설마 나 넘어지게 냅두겠어, 싶어서

그녀가 잡은 손을 더 꼭 잡으니 인적없는 내리막길로 막 뛰기에 함께 뛰었다. 둘다 쓰레빠 끌고 나와서 참 잘도 뛴다.ㅋ 별안간 멈춰 선 곳은 숙소불빛이 희미해진 곳이었는데 가로등 불빛이 어스름하게 비치는 곳이었다.

나보다 한뼘쯤 더 큰그녀가 내뒤에 서서는 양손으로 내볼을 잡고 내 머리를 젖히더니 하늘향해 고정시켜놓았다. 그러고는 백허그를 하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그 오른손으로 내 쇄골뼈아래 왼쪽 가슴을 두드리며 “봐봐 저기, 저기, 이제보이지??백개는 보이지?” 하는데, 사실 별따위는 한두개가 보일까말까, 별이 문제가 아니라, 내 엉덩이에 느껴지는 그녀의 아랫배감촉과 나를 안고 있는 그녀의 무장해제상황 때문에, 심장이 터질 것같이 쿵쾅거렸다. 아, 이렇게 바짝붙어 있는데이 소리를 그녀가 알아차리기 전에 뭐든 해야한다! 하는 생각이 스쳤다.

“아니 백개는 아니구, 한 열개쯤은 보여요.

우와, 진짜, 아까보다 훨씬 더 잘보이네요.”

밤눈을 잃은 내가 애처로웠던지 어떻게든  별을 보게 해주려고 애쓰는 그녀가 고맙기도하고 미안하기도하고, 해서 안보이는 별이 보인다고 했다.

“아, 저 가로등 때문인가보다. 더컴컴한 곳으로 가보자. 그럼 완전 더 잘보일거야~”

아으. 나는 그곳에 그렇게 좀더 있고 싶었지만

그녀는 다시 냅다 뛴다. 이번엔 위로 뛴다.

양말에 신은 삼디다스 쓰레빠가 계속 벗겨지려했지만 아까 우리가 앉았던 계곡옆자리 부근도 지나고 한 200미터쯤 더 위, 포장도로가 끝날것같은 끝길, 가로등도 없고 정말 컴컴한 거기까지 뛰어오르다 갑자기 멈춰선 것은 요상한 소리때문이었다. “크~ㅎ~ㅇ, 크~ㅎ~ㅇ”

뭔가, 짐승숨소리같기도 하고, 바위틈에 부딪히는 억센 계곡물소리 같기도 한, 그것이 뭔지 일단 위험성여부를 파악해야했으니까. 3분같은 10초가 지났다. 한 3번째쯤 소리를 들었던가? 그녀가 나지막히 말했다. “멧돼지다, 멧돼지, ” 그치? 짐승소리 맞지 저거?!”  소리가 나고부터 그녀가 멈췄으니 그녀가 나보다 더 뒤(아래)에 있고 내가 앞(위)에 있는 상황이다. 내손을 더 꽉잡는 그녀손에서 긴장감이 느껴졌다. 산을 타는 그녀다. 아마 나보다 더 잘알겠지 이런 산속은. 멧돼지를 만나봤을지도. 하고 생각하는데, 또 속삭이는 그녀. “쟤는 어미같애. 아마새끼들 먹이 찾으러 먼저 나왔을거야, 우리치고 쓰러뜨리면 돌아가서 동료들 데리고 좀이따올거야.”

응? 내머릿속에는 만화 아기돼지삼형제가 떠올랐다.

“뒤돌지말고 이대로 천천히 뒤로 걸어, 천천히 도망가야돼. 알았지?!”

그녀가 긴장하는 모습을 처음본다. 멧돼지라니! 뭔가 시트콤같은 이 상황이 장난같았지만 그녀가 하래니 시키는 대로 한다. 뒤로 한발짝한발짝, 한 열걸음은 그렇게 조심히 움직이고는 소리가 좀 멀어진듯한 시점에서 뒤돌아서 냅따 뛰어내려가는 그녀 손에 이끌려 또 뛰었다.

“하,후~~하,후~~, 무서웠지? 저거 진짜 멧돼지야. 우리 죽을뻔했어. 나 산에갔다가 멧돼지한테 다친사람도 봤었거든, 쟤네 진짜 무서워!”

하는데. 나는 그제서야 공포가 다가왔다.

그리고 한편으론 이렇게 둘만 공유하는 잊을수 없는 기억을 갖게 된 게 기분좋았다.

멧돼지보고 쫄은 모습 비밀로 해달라고 하구선,숙소로 돌아와서 사람들에게 멧돼지랑 마주쳤다고, 호들갑떨며 너스레떠는 모습을 보니 귀여웠다.

방에 들어와 좀전까지 일들을 떠올려보니 다시 심장이 과도하게 쿵쾅대는 것 같다.

참, 사진은 뭐 어떻게 찍었던 걸까, 꺼내보니 뒷가로등불빛에 실루엣만을 담아 셀카를 찍었는데 자세히 보니 내옆모습도 담았고, 응?! 오른손으론 작은하트표시를 하고 있잖아!!!!?! 응? 이건 무슨의미지??!!  쿵쾅쿵쾅쿵쾅~~ 심장이 10배는 더 뛰는 것 같다.  뭐지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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