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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성평등

레즈비언 커뮤니티에서의 여성 혐오

몇 일 전의 일이다. 내가 가끔 들어가는 레즈비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에 짙은 충격을 먹었었다. -_- 그 글은 이랬다.

 

(결혼생활을 하면서 동성 애인을 만나는) 유부녀들은 남녀공용 화장실로 느껴진다. 남자여자 가서 다 쌀 수 있으니까.  (그런 사람을 만나서 힘들다고 하는 이들도) 따지고 보면 범죄자인데 뭘 잘했다고….중략…. 둘 다 진심 그냥 쓰레기들 같다

사실. 이 글에서 두가지 문제점을 느꼈다. 첫째. 여성비하. 

여자들만 있다는 이 카페에서 남자들이 사정할 때 ‘싼다’라는 속어를 이용하여, 소위 많은 남자와 관계를 맺는 여자들을 지칭하여 ‘공중화장실’ 이라는 혐오적인 표현을 생산하여 쓰는데도… 그 표현을 아무런 비판 없이 그대로 가져와 쓰고 있었다. 뭐 어떤 사람은.. 저걸 정말 ‘똥오줌’ 같이 생리적 배설을 하는 표현으로 받아들여… 화장실 맞네 하는 사람들도 있었으니. 이건 뭐라고 해야할까.

그 밑에 달린 댓글들은.. 저 표현이 여성 비하적이라는 지적 보다는…

“공용 화장실에서 빵 터졌다” , “(공용 화장실) 진짜 지저분해”, “저속한 사람에게 저속한 표현을 쓴 것일 뿐” “(저런)유부녀는 쓰레기” 이런 성격이 글이 정말 많이 달렸었다.

좀 심각하다 생각 되어 따로 이 글이 엄연히 여성 비하 적인 표현이라서 쓰면 안된다는 글을 남겼더니만.

“숲을 봐야지 왜 나무를 보냐”, “달을 가리키면 달을 봐야지, 왜 손가락을 보냐” “성인지 감수성, 젠더.. 이런말 하는 사람하고는 상종을 하지 말아야지”

등의 댓글이 달렸던 것이다. 달을 가리키는 것이 그냥 손가락이 아니라 f**k you하는  손가락이었기 때문에 그 손가락을 지적했던 것인데. 아마도 글쓴이는… 그걸 잘 받아들이지 못했거나 아니면 저 표현… 싼다는 저 표현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인 맥락을 몰라서… 그랬던 것 같다. 아니면. 잘못한 사람은 좀 맞아야 해… 이런 생각 아니었을까 싶다. 잘못한 것이 중요한데… 그 사람을 때리던… 아니면 안전하게 포박하여 가두던… 그게 뭐가 중요하냐.. 저새끼가 범죄자인데… 이런 생각?

우리  LGBT에서도 여성 혐오가 버젓이 존재한다. 우리들은 어렸을때부터 그런 것에 너무 많이 노출되어서,, 그것이 뭐가 문제인지 도통 모를 때도 있다. 그럴 때는 남의 말에도 귀를 기울여야지 않겠나.

그리고  저 글에서 느꼈던 두번째 문제점은 바람핀 사람들을 범죄자라고 지칭한거다.

엄연히 범죄자”다 라고 하였다. 저 글쓴분이.. 뭔가 “간통죄가 형벌일 때”를 기억하며… 그 법이 폐지 된 걸 모르고 저런 말을 썼을까?  아니면 우리 대한민국 대다수 사람들에게 여전히 바람피는 것은 ‘범죄’로 인식되어 있어서… 엄연히 범죄자라는 인식으로 이어진 것인가… 사실 엄밀히 말하면 범죄자가 아닌데 말이다. ㅋㅋㅋ(범죄자는 법률상의 범법 행위를 저지른 자를 지칭한다)

바람 피는 사람들은 도덕적으로 비난할 수 있지만, 애정사는 엄연한 “개인의 영역”으로 남의 애정사에 지나친  관심은 갖지 않는 것이 맞다. 내 잣대로 남을 판단하면 그 사람이 “범죄자”가 되고 “공중화장실”이 되고 만다. 우리 민족은 너무 남의 인생에 감놔라 배놔라 하는 경항이 있다. 그게 싫어서.. 명절에 집에 안가는 젊은 사람들 많지 않더냐? 의식적으로 개인적인 것을 서로 존중하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좋은 글 두 개 링크해 둔다. LGBT에서도 만연해 있는 여성 혐오에 대한 고찰이 담긴 글들이다.

다들 굿밤.

게이인 내가 여성 혐오에 반대하는 이유

우리시대의 야만과 폭력에 대하여 – 당신의 자녀가 LGBT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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