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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 차별 대응 특별 추진위원회와 동성애 독재.

혐오차별대응위

2019년 2월 20일에 국가인권위원회는 혐오차별특별 대응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여성, 노인, 성소수자, 이주 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없애려고 학계, 시민, 종교계, 법조계가 인권위를 중심으로 하나로 뭉친것이다.  특별 대응위는 국민들의 인식 조사,  현재 팽배한 혐오와 차별개선을 위한 캠페인 등을 펼치고 있다. 또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정면 돌파하겠다는  특별 대응위원장의 포부도 있었는데.. 지금 어디까지 왔누. 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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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인권위의 행동에 위기 의식을 느낀 사람들도 뭉쳤다.  무려 자유한국당의 5선의 국회의윈 정갑윤님께서 지난 7월 3일에 주최한 포럼에서 그들은 그들의 혐오와 , 왜 때문인지 모를 위기의식을 만천하에 드러냈다.(우리가 왜 무섭니.. 독재할 마음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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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의 혐오차별특위의 출범은 지금까지 인권위가 적극 시행해 오던 동성애 옹호 조장 활동을 넘어선다. 즉 동성애에 대한 건전하고 정당한 비판과 반대의 자유를 모두 박탈하고, 탄압하고 있다. 동성애를 놓고 어느 누구도 반대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기에, 이를 동성애 독재라고 반동연은 강하게 비판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출범식은 동성애 독재 국가로 나아가겠다는 계획과 활동을 본격화한 것이라고 평가받는다. 기사보기

기사에 보면 성소수자를 ‘반대’하면 소송에 걸리고, 직장에서 해고되고, 자격이 박탈되는 등등 동성애 독재에 의한 나라가 될 거라도 웅성거린다.

독재라는 단어가 참 새롭다. 동성애 독재라… 영어로 하면 뭘까 파파고에 쳐봤더니만.

호모포비아

호모 포비아로 해석 된다. ㅋㅋㅋ. 파파고 천재? 동성애 독재라는 말은… 영어로 하면.. 그냥 동성애 혐오증 정도로… 저 단어를 쓰는 그들은.. 그냥 혐오론자들로..

혐오는 아무리 우아하게 표현해도 혐오다. 국회의원 5선을 한 정갑윤 법사위워윈님이 말씀하셔도. ‘혐오와 차별로 포장된 동성애 독재 대응 대책위원장님’인 서울대 명예교수님이 말씀하셔도.. 저기 바티칸에 있는 교황님이 우아하게.. 권위를 담아 말씀하셔도. 그건 혐오일 뿐이고. 모든 혐오는 상대방의 존엄한 인권에 반하는 행위이고. 그러니까 최소한의 법으로라도 보호하자는 것이고.  차별금지법이 뭐 그런거 아니겠음. 차별금지법 제정이 시급한.. 이 혐오가 넘치는 나라가 조금이라도 비틀거리며 진보하기 위해서 필요한 최소한의 조치 되겠음.

그러나 저러나. 대한민국 법제사법위원회… 국회 입안된 법률의 법적 심사와 검토를 위해 존재하는 국회 상임위원회인데. 저 자유한국당의 정갑윤 의원이 그 법사위 위원이시다. 차별금지법이 해당 상임위를 통과하여도 저 법사위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안된다.  여기저기 암초가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저런분들은 이제 그만… 보는 날이 다가오고 있음을 깊이 느낀다.. 나만 느낌?

울산 중구 구민들… 다음 총선 정신 바짝 차려요… 저분은… 2018년에.. 문무일 검찰총창 청문회에서.. 다른거 다 마다하고… 문서를 호치키스로 찍은거에 케분노하셔서…

아니. 문서를.. 스탬플러로 찍지.. 뭘로 찍어.. 그 스탬플러를 무슨 종이 테이프로 감싸고.. 하이고야.. 요즘 애들 이게 뭔말인지 알랑가 모르겄다. 그 스탬플러 때문에 손꾸락 다칠까봐 그걸 종이테이프로 예쁘게 감싸서 제출했던.. 그런 때가 있었드래었지. 저 분은 아직 그런 시대를 사시나부네… 울산 시민분들~~~~~~~~

정신 똑바로 챙기요… 그러다가… 으짤라고… 속상하게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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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엔터 성평등

ProP.10 “이집 드라마 잘하네, 검블유 하세요!”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5회까지 보고 쓴 리뷰입니다)

그러니깐.. 아직도 6인용 식탁에 둘러앉아, 제일 상석에 시아버지가 앉아 있는 연출을 하며, 구박받는 며느리가 영원히 고통받는 한국 드라마계에 도착한 신선한 미래랄까요. 단언컨데 이정도로, 이 시대를 사는 여성들이 느끼는 시대정서와 캐릭터, 역할, 태도를 보여준 한국 드라마는 없었던듯 합니다. 왜 대체 트위터 레즈들은 물론 헤녀들마저도 이 드라마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지 알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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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기본적인 구조 자체가, 즉, 서사와 경쟁, 분노와 파트너쉽이 모두 여성 vs 여성으로 이루어집니다. 모든 서사가 여성을 중심으로, 여성의 관계성 안에서 전개된다는게 이렇게 큰 쾌감을 주는지 저도 보기전엔 몰랐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알탕 영화를 보던 남자들은 이렇게 좋은걸 지들끼리 해쳐먹고 있었다니.. 특히 어제 5화는 매우 인상적인 장면들이 많았는데요.

개인적으로 어제의 베스트는 제니가 조작된 실검 어뷰징으로 인해 궁지에 몰린 타미를 위해 범인의 신상정보를 넘기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다지 살가운 기억이 없는 관계라 ‘우리’라는 말을 쓰는 제니에게 타미가 왜 도와주냐는듯 우리가 우리로 묶이냐고 묻죠. 그러자 제니가 대답합니다. “함께 쓰는 공간이 많으니까요.” 그리고 이 대화가 이루어지는 곳은 여자화장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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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여자화장실하면 떠오르는 시퀀스가 있죠. 여자가 여자를 상대로 험담을 하거나, 때리거나, 화장실칸에 있는 상사에게 물을 붓거나 등등 모두 여성과 여성이라는 성별 동일성을 부정적인 감정이나 관계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바로 그런 공간에서! 온전히 여성이라는 지점에 공유하는 공간에서 협업과 연대의 뜻을 표하는 제니를 본거죠. ㅠ-

그리고 이 연대는 곧바로 차현과 타미로 이어집니다. 차현은 타미와 내내 각을 세우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차현은 타미의 신상이 성적 루머의 대상이 되자 타미를 걱정합니다. 그리곤 앉아서 걱정만 하는게 아니라 타미의 저질 체력을 대신해 달려주고, 뚝배기를 날려 범인을 잡고, 마무리까지 완벽하게 비를 맞는 타미에게 우산을 씌워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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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곤 타미가 차현에게 전화해 “네가 필요해” 라고 말하자 득달같이 달려와 타미를 엿먹인 남자의 차를 같이 부셔버립니다. 특히 차현은 성범죄자를 죽도록 패서 폭력전과가 있는 것으로 나옵니다. 지금도 지나치게 순응적인 삶을 요구받는 한국 여성들은, 남자들보다 더 강한 도덕성을 요구받는게 당연시되곤 하는데 당당하게 폭력전과를 달아서라도 자신을 성추행하는 남자를 패주고, 그 전과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차현이라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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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주인공 타미도 빠지지 않습니다. 극중 헛된 루머로 실검 1위에 오른 타미에게 어디로든 데려가겠다며 도망칠까요? 류의 대사를 던지자 타미는 회사에 가겠다고 하죠. 또 어디 바다쯤 가서 기지개좀 피고 좀 졸다 오는 전개를 예상했던 저는 당황스럽더군요. 사실 저런 상황이라면 나라도 당연하게 회사에 갈텐데 왜 드라마는 다르다고 생각했을까. 결코 자신의 역할과 상황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여캐를 드라마에선 왜 이리 오랫만에 보는것 같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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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굵직한 악역들도 여성으로 설정된 이 드라마는 모든 장면들에 여자들을 꽂아넣습니다. 이 세상의 반인 여자들이 당연하게, 다양한 모습으로 그들의 욕망과 원칙에 맞춰 치열하게 살아가는데요. 물론 종종 과잉된 연출이나 캐릭터가(예를 들어 유니콘 대표님 같은;; 대체 왜 올백 머리에 넥타이 정장을 입고 나오시는건지) 등장해 낯설어지기도 하지만 글로벌 회사의 대표에 흑인여성을 앉혀놓는 드라마는 처음이라 그저 수긍하고 넘어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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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검블유를 여자들의 판타지라고 쉽게 말할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판타지의 방향이 어딜 가르키느냐 아닐까요. 혀 짧은 소리를 하며 재벌남과 연애를 하는 서민여자 캐릭터란 욕망은 이제 흘러흘러 내 능력으로 먹고살며, 백수됨을 가장 뼈저리게 부끄러워하는 커리어우먼으로 향했단거니까요. 일단은 그 욕망이면 충분합니다. 그 욕망이 때론 등도 밀어주고, 조금은 과하게 밀어서 넘어지는 순간이 오더래도 그 욕망의 방향은 결국 우리를 홀로 서게 하고 성장시킬테니까요.

그러니 모두 검블유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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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드라마는 영상으로 봐야 제맛! [5화엔딩] 우린 임수정X이다희고 지금 저 차를 박살내서 복수할거야 #언니들이간다

http://naver.me/5svgQWq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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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정치

못난 올드미스 의원님 거기서 뭐하나요?

 

정말 요즘 제일 싫은 게 자유한국당이다. 드러눕고, 지들 얘기 안들어 준다고 되도 않은 소리 하는 거 듣다 보면, 순수한 미움이 샘솟고 저것들을 지지 하는 사람들이 30%가 넘어간다는 대한민국의 현실에 좌절한다. 아… 대한민국. 나의조국… ㅡ_ㅡ

몇 일전에 일어난 일이다.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의 권한 행사로 일어난 한 의원의 ‘사보임’을 승인하려는 문희상 국회의장 앞을 가로 막아 선 자유한국당의 임이자 의원.

국회의장이 나가려는 길을 막아서며. ‘여자의원이 막아야해’ 라고 외치며 그녀는 남자 국회의장 앞에 섰드랬다. 뭐 백번 양보해서 몸싸움이 일어날 것 같은 아사리판에서 여성성을 앞세워서 그 상황을 정리하고 싶었던 거라고 이해해주려고 하다가도… 아 썅.

뭐 어찌되었든 결국 이렇게 되었다. 그녀는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지만, 그건 아닌 것 같고. 확실한 건 자유한국당 동료 의원에게 이런말을 들어야 했다.

“결혼도 안 한 미혼여성” “올드미스” “서울대 나온 사람(문 의장)은 못난 임 의원에게 모멸감을 줘도 되냐”(기사원문보기)

“결혼도 안한 올드 미스 임이자 의원”

뭐냐…. 자유한국당 수준 실화냐? 아 증말.

임이자 의원이 옆에 있으면 묻고 싶었다.

“의원님, 결혼도 못하고. 키도 작고. 서울대도 나오지 못했는데 왜 자유한국당에 있어요?”

“노동운동도 하셨다면서 자유한국당에서 펼치고자 하는 당신의 뜻이 무엇인가요!!!”

다양성을 말살하고,(자유한국당에서 임이자 의원은 그저 결혼 못하고 여성스럽지 못한 옷차림과 제스처를 하는 올드 미스일뿐) 서울대 나온 사람이 당연히 잘난 세상을 만들고 싶어 안달이고, 모든 여자들은 결혼해서 애를 낳아야.. ‘못난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그 집단에서. 임이자 의원님 뭐하시나요? 

저 발언을 한 이채익 의원으로 말할 것 같으면. 김명수 대법위원장의 청문회에서, 동성애자를 인정하면 근친상간, 소아성애, 시체성애, 수간도 받아 들여야 하냐고 물었던 그분이시다. (의식 클라스 보소… 미국이 지금 동성혼 합법 되고 나서 근친상간 소아성애 시체성애 수간도 인정하자 하드냐 이노마!!! )

아 정말… 오랜만에 퓨어한 울화가 치민다…

자기가 도저히 속하지 않을 것 같은 집단을 지지하는 임이자 의윈을 보면서 예전에 열심히 봤던 미드의 ‘뉴스룸’이 생각났다.

게이메리지를 반대하는 정치인을 모시는 흑인이면서 게이인 보좌관과 뉴스 앵커가 인터뷰하는 장면이었다. 

앵커가 묻는다.

너의 존재를 부정하고 역겨워 하는 그 정치인을 왜 지지하느냐고 끈질기게 추궁한다.

그 보좌관이 답한다.

“나를 단순하게 한 두가지로 정의할 수 없다.(난 단지 게이이기만 한건 아니다라는 뜻이죠.) 그 정치인이 낙태에 반대하는 유일한 후보이기에 지지한다. 내가 무엇을 지지할 것인지 나에게 강요하지 말라”

자유한국당을 지지하는 많은 성소수자들을 보면서 늘 저 장면을 떠올리곤 한다. 이해하려고 노력하기 위해서다.

임의원님도.. 뭔가.. 다른 .. 자유한국당의 가치를 지지하기 때문에 그곳에 있는거겠지 싶다가도.

나는 그녀가 왜 자유한국당에 있는지 알 수 없다. 키작고 올드미스에 서울대 나오지 못한 임이자 의원이 자신의 뜻을 말하게… 자유한국당이 그녀에게 마이크를 준 적이 없기 때문이지 싶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자유한국당에 있는 이유는 정말 많이 들었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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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엔터 성소수자 여성 커플

ProP.9 “뭐 좀 재미난거 없어? 있습니다!”

얼마전 트위터에 무려 김희애님이 퀴어영화에 출연한단 소식이 올라왔더군요. 기대에 차서 슬쩍 본 홍보용 사진엔 김희애님이 카메라를 들고 계셨고, 그걸 본 수많은 트위터인들은 카메라를 든걸 보니 퀴어 영화가 맞다며 화답했죠 ㅋ. 그만큼 도식화된 퀴어 이미지나 스토리, 캐릭터란게 있단 이야기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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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라면 감성돋게 필름카메라 하나쯤은 들어줘야 하는걸까요

아니나 다를까 줄거리를 슬쩍보니 예전 첫사랑에게 편지를 받은 여주인공이 그 시절의 기억을 찾아 떠올린다는 내용이라는데.. 바로 이 영화가 내키지 않더군요. 

아직 나오지도 않은 영화에 대고 넘 뭐라하는것 같지만, 일단 현재 레즈비언으로 살아가는 이야기가 아니라 예전에 느꼈던 애틋했던 사랑을 놓친, 그래서 아쉬운, 그런 스토리가 맘에 안들거든요. 다시한번 말하지만 그런 이야기, 이제 너무 지겹다고요. ㅠ-  헤테로들에게 공감받거나, 이해받기 위한듯한 슬픈 계몽용 스토리 말고 실제 동성애자들을 위한 신나고, 일상적인 이야기는 왜 없는걸까요? 

그래서 오늘 이 드라마를 소개합니다. 무려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 이후 20년 후 설정으로 만들어진 <And A Wedding>이란 단편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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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혼주가 되어 나타난 앤디 맥도웰과 휴그랜트

영국엔 ‘레드노즈데이’라고 전국민의 기부를 독려하는 날이 있고 이날 기부한 사람들은 코에 빨간코를 붙임으로써 기부사실을 알린다고 합니다. 이 드라마는 영국 공영방송인 BBC가 바로 그 의미있는 ‘레드노즈데이’를 맞아, 드라마 내내 기부 독려를 하는 메세지를 띄우며 무려 휴그랜트의 딸이 결혼한단 설정으로 만든 15분짜리 단편입니다. 그리고 그 딸은 여성 파트너와 결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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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툼레이더>에서 무려 안젤리나 졸리에 이어 라라 크로프트를 꿰찬 알리시아 비칸데르(왼쪽)과 <신데렐라>와 <맘마미아2>로 이름을 알린(그전엔 <다운튼 애비>)의 릴리 제임스 

내용은 단순합니다. 결혼식이 벌어지는 하루를 보여주는건데요. 특히 영국 제작사 워킹타이틀 로코물에 빠질수 없는 미스터 빈이 신부로 등장해서 하는 주례사가 아주 긴장감 넘칩니다. 

익숙하게 자기도 모르게 허즈번드 앤 와이프나, 맨 앤 우먼을 쓰다가 그 위기를 슬쩍슬쩍 넘어가는 능청스런 연기에 어느새 키득거리게 됩니다. 그리고 축하연에서 노래하는 가수는 커밍아웃하고 시상식에서 자기 찬 남자에게 한방 먹인 샘 스미스라는..

그래서 이 단편을 어찌보라는거냐!라고 하신다면 아쉽게도 영국 BBC의 온라인 서비스인 iplayer는 영국에서만 접속이 됩니다. 전 그전에 유튜브에 올라온 풀버전을 보았으나 이미 삭제완료;; 하지만 그래도 꼭 봐야겠다면.. 어느 은혜로운 양인께서 이 드라마에 대한 리액션 비디오를 남겼다는 ㅋ 작은 화면이지만 볼만합니다. 딴말이지만 리액션하는 언니도 호감이신.. 쿨럭;;;

여하튼 이 작품에선 퀴어의 삶이나 스토리를, 실패하거나 지나간뒤 애환을 남긴 슬픈 스토리로 소비시키지 않습니다. 그저 지금 이 순간을, 아주 자연스럽게 연애하고, 기뻐하며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보여줄 뿐이죠. 한국에선 대체 언제쯤 이런 스토리가 나오게 될까요? 다음 스텝 좀 밟읍시다. 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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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경제

골수기증 하는 법

다소 뜬금없지만 오늘은 골수기증 (=조혈모세포 기증과 같은 말이다) 에 대해 안내하고자 한다.

파트너가 아파서 병원에 가끔 가는데 병원이 늘 다 아파보이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지만 그중에서도 눈에 밟히는 존재랄까… 바로 모자랑 마스크를 쓰고 휠체어에 앉아있는 소아암병동 아이들이다.

소아암 중에서는 백혈병이 가장 비중이 크다. 그리고 백혈병은 골수를 기증받으면 완치가 가능하다. 수술을 하는 병은 아니지만 관점을 달리하면 이렇게 고치기 쉬운(?) 암도 없을거다.

최대한 알기 쉽게 설명하자면… 우리 몸에서 피(백혈구) 가 만들어 지는 부위가 골수이다. 그 피가 잘못 만들어져서 전신에 뿌려지는 것이 백혈병…따라서 백혈병 치료의 근간은 고장난 골수를 긁어내고 좋은 피를 잘 만들어내는 새 골수를 심어주는 것이다. 이것이 골수이식이고 당연히 환자의 몸에 잘 맞는 골수를 심어줘야 한다.

이 ‘잘 맞는’ 골수를 찾을 때, 언뜻 부모 자식간의 일치율이 높을 것도 같지만 부모는 나에게 1/2 의 dna 만을 준 사람이다. 그보다는 나처럼 애시당초 반반씩 dna 가 섞여 있는 상태인 내 형제자매가 더 일치율이 높다. 하지만 그래봤자 25% 이고 요즘 한자녀 가정이 많아지면서 맞는 골수 구하기가 더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생각해낸 것이 골수 은행이다. 엄청 많은 인간들의 골수 데이터를 취합해서 맞는것을 찾아서 쓰자! 그래서 그 엄청 많은 데이터의 일부가 되어주는 것이 바로 흔히 말하는 골수 기증이다. 즉 저 골수기증 할게요 한다고 바로 내 골수를 뽑아가는 과정이 아니다! -_- 나 자신을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것일 뿐….

이제 경험담 본론.

명동성당. 여기 말고 용산에 있는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나 각 지역의 헌혈의 집에서도 가능. 명동성당 지하 1층에 있음

일요일이라 온김에 명동성당에서 미사도 보았는데 부활절이라 사람이 장난 아니게 많았다… 본당은 20분 전에 미리 줄을 서야 들어갈 수 있었다.

명동성당 지하 일층에 각종 먹거리+서점 같은 복합 문화 공간 스러운 곳들 바로 옆에 있음 “한마음 한몸 운동 본부”

파트너는 이전부터 천주교 재단 한마음 한몸 운동본부에 기부를 하고 있었다. 이름이 이상해서 뭐하는 곳인가..? 궁금했었는데 어느날 지하철 광고에서 조혈모세포 기증에 관한 안내를 보고 드뎌 오게 되었다.

근데 이날 오길 참 잘한게 골수기증 신청은 만 40세까지만 받는단다. 어차피 기증대상이 나타나도 55세까지만 연락이 가기 때문에… 물론 그래도 본인이 꼭 기증을 원할 경우 어쩔진 모르겠다. 안받지는 않지 않을까?

하여간 그래서 종이 한장 정도 작성하고 사인하고.. 병원에서 건강검진 하듯이 피를 3 cc 정도 채취해 간다.

안쪽에서 동의서 쓰고 피뽑고 기다리면 된다. 그게 끝이다. 진짜 5분걸림.

엄밀히 말해서 기증이 아니라 ‘기증 신청’ 은 이렇게 마쳤고… 담당자가 설명해 주시길 한 100 만명 정도 모이면 웬만해선 맞는 골수를 찾을 수 있을 테지만 현재는 약 30 만명 정도가 데이터에 등록된 상태고… 막상 맞는 골수가 나와도 여러 사정상 기증을 거부하는 경우도 흔치않게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진짜 기증을 위해 3일 정도 입원하게 되면 법적으로 다 유급휴가 주기로 되어있다고 강조 ㅎㅎ)

파트너는 등록 하자마자 맞는거 나오면 어쩌지!! 하면서 긴장했는데 사실 그럼 다행이고….10년동안 한번은 연락이 오지 않을까 싶다. (당연히 연락이 안올수도 있다) 참고로 기증 자체도 옛날처럼 무식하게 골반뚫고 그런게 아니라 수혈하듯이 말초혈액을 빼갈 뿐이다.

향후에 진짜 기증을 하게 되면 조금 더 자세히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 일단 이 경험담을 통해 하고싶은 말은, 골수 기증 등록은 정말 너무너무나 쉬우며, 기증을 할지 안할지는 그때가서 결정해도 된다. 다만 누군가의 절실한 필요에 내가 도움을 줄 확률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대기라도 올려 보는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사실 죽으면 한줌 회색가루밖에 안되는 몸… 마땅히 장기기증 신청도 해야 하건만 그건 좀 무서우니까 다음에 하게 되면 올리겠음.

# 파트너의 회사에는 11살때 골수 기증을 받고 백혈병을 완치한 분이 있다고 한다.

한마음 한몸 운동본부http://obos.or.kr/html/dh/busi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