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트위터에는 때아닌 신봉선 덕후들의 대트윗 행진이 이어졌는데요. 신봉선이 <복면가왕>에 출연하며 보여준 어떤 포즈 덕분에 아주 오랫만에 광고를 찍은것을 자축하는거였습니다. 아마도 짤방으로 보신 분들이 꽤 될듯한데 줄여서 ‘상못정’이라고 불리는 ‘상상도 못한 정체’ 인데요.



MBC <복면가왕>에 양동근이 나왔던 회차에서 신봉선이 상상도 못한 정체라는 자막과 함께 보여준 포즈인데 이 포즈가 기괴해(?) 다양한 짤방을 탄생시켰죠. 그리고 어제 그동안 짤방으로만 돌던 이 이미지를 적극활용한 GS25의 무려 화이트데이 신봉선스페셜 에디션과 광고가 등장하게 된건데요.
신봉선 화이트데이 에디션 ‘상상도 못한 캔디’
흥미로운건 GS25가 이 광고의 흐름을 철저하게, 사용자들이 생각하는 신봉선의 생각과 태도, 기분을 따라가며 구성한단겁니다. 실제 신봉선이 이렇게 느꼈겠지라는 지점을 진짜 신봉선이 나와서 보여주니 뭔가 친밀감도 느껴지고, 예상이 맞은것 같은 기분에 우쭐하며 내가 그럴줄 알았어! 같은 쾌감도 생기고요. 물론 평상시 내가 즐기고, 알던 은밀한(?) 밈(meme)을 주류에서 픽업해 보여준다는 것에 대한 우쭐함도 있고요.
*밈(meme)이란, 비유전적 문화유전자란 뜻으로 1976년 리처드 도킨슨의 ‘이기적 유전자’에 처음 등장하는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짤방의 의미로 쓰이기도 합니다. 유전되지 않았어도 많은 이들에게 공유되어 의미를 획득하고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기호가 된다는 뜻인데 온라인 커뮤들 은근 지식미 뿜뿜한달까.
그리곤 새삼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간혹 온갖 SNS활동을 폄하하거나, 그 활동을 통해 얻게된 ‘가짜 친구’에 대한 이야기들이 실은 구세대의 오만일뿐이라는 생각이요.
사실 관계라는건 여러 경로를 통해 발생합니다. 가족, 친구, 동료 등 각각 가족과, 학교나 학원, 취미모임, 직장을 통해 발생하게 되는데요. 문제는 우리에겐 이제 이런 커뮤니티말고도 온 세상을 연결하는 다양한 온라인 커뮤니티 레이어가 존재한다는거죠. 사실 거창한 이야기도 아닙니다. 관계의 밀도나 깊이가 얕아졌다고 한탄하기도 하지만 그대신 넓어졌고, 모든 정체성이 완벽하게 겹쳐야만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면 이젠 작은 관심사 하나로도 관계가 형성되는 세상을 살뿐입니다. 훨씬 수용적인 모습을 갖추게 된거죠.
저는 신봉선을 매우 재능있는 개그우먼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다지 좋아하진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유세윤이나 장동민보다는 좋아했죠. 하지만 왠일인지 뻔질나게 등장하는 유세윤, 장동민보다 훨씬 보기 어려웠죠. 그런데 어느날부터 신봉선이 겨우 패널로만 등장하면서도 그 특유의 패기어린 목소리라던가(누군가에겐 드세고 억센), 다소 잊고 있던 연기력과 재치를 선보이는 것을 보고 응원을 시작했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신봉선이 더 이상 주요한 게스트나 패널, 고정을 얻지 못한채 겨우 얻은 그 패널 자리에서 보여준 포즈로 다시 이렇게 주목받고, 수익화를 해내는 모습에 매우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것이 아주 소소하게, 무시당하던 작은 밈과 그 밈을 둘러싼 그 얄팍하고 미약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덕이라는 것이 기분좋게 느껴지더군요. 온라인의 이 미약한 관계들, 권력들이 그나마 손을 뻗을 수 있고, 무언가를 구체화시키는 것을 보며 퍼거슨처럼 이미 오프라인에서 잔뜩 권력과 사유재산을 일군 중장년의 백인 늙은이가 온라인을 폄하하는 말이 얼마나 권력적인 일인줄 알게 됐고요. 이 미약하고 실체없다고 무시당하던 온라인 커뮤니티는 광화문에 무려 10만이 넘는 여성들을 불러내 불법몰카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죠.
그래서 오늘은 신봉선이 등장하는, 정말 웃긴! 온라인 클립들을 소개하며 마칠까 합니다. 송은이와 김숙님이 창업한 비보TV의 활약상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데요. 이 중년을 바라보는 여성 개그우먼들이 놀라운 능력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주말 예능의 고정석 하나 얻지 못하는 상황에서 온라인은 대안이 되줄수 밖에 없다는걸 알기에, 오랫만에 이 온라인 마이너리티가 이룬 성과에 자축의 박수를 보내봅니다.
<판벌려> 시즌2 1부
<판벌려> 스페셜 에디션 사이판 1부
<판벌려> 스페셜 에디션 사이판 2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