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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P.4 “논바이너리입니다만..” “네..?”

 

에즈라 밀러는 우리나라에서 “신비한 동물사전”과 “플래쉬맨”, “케빈에 대하여”로 알려진 배우인데요. (우리 멋진 원더우먼 언니가 나오는 “저스티스 리그”에도 등장하지만 폭망을…ㅠ-  다 벤 에플렉 때문이야..) 오늘 이 배우가 “신비한 동물사전”에 함께 출연한 수현과 함께 한국에 나타나 하루종일 어머 왠일이야 댓글을 이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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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아들 매덕스의 연세대 수시전형(!) 조사를 위해 한국에 왔다는 소문이 돌았던 안젤리나 졸리만큼은 아니었지만 최근 행적이 이슈가 된적 있어 꽤 주목을 받았는데요. 바로  “신비한 동물사전”의 수현과 함께 한 인종차별 인터뷰에 적극 대응하는 모습으로 한국에서 이슈가 됐죠. 하지만 해외에선 최근 자신을 논바이너리로 칭해서 화제가 됐었습니다. The Hollywood Reporter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한건데요.

Miller has long identified as queer. “Yeah, absolutely. Which is to say, I don’t identify. Like, fuck that,” he says. “Queer just means no, I don’t do that. I don’t identify as a man. I don’t identify as a woman. I barely identify as a human.” (원문은 여기)

그리곤 보란듯이 최근 플레이보이지에서 이런 훈훈한 화보를… (화보 전체는 여기, 내 평생 플레이보이지 링크를 걸게 될줄이야..)

 

“논바이너리,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법적인 성별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말한다.”라고 사전엔 나와있네요. 분명한 성별 기반으로 기존 동성과 이성 모두에게 성애를 느끼는 바이 섹슈얼과는 확실히 다른 정체성인데요. 섹스가 아닌 젠더의 시대를 살아가는 시대에, 굳이 헤테로들 입장에서 보자면 호모섹슈얼이란 성애적 정체성만을 담보하는 표현보단 덜 부담스러운, 하지만 이해하기엔 더 어려운 단어일듯 합니다. 사분면정도로만 보였던 정체성의 종류가 실은 스펙트럼처럼 점점 펼쳐지는 양상을 화학기호 외우듯이 외워야 한다는것도 쉽지 않을수 있고요.

더불어 에즈라 밀러의 논바이너리 커밍아웃에 대해 당당하다란 표현을 하는 국내기사를 보며 이 당당함을 인정하는 태도의 기저엔 여전히 이성교제의 가능성이 남아있다는데에 대한 안도감을 포함한것 같단 의심도 듭니다. 예를 들어 “보헤미안 랩소디”의 프레디 머큐리를 반드시 바이라고 불러야만 편안함을 느끼는 사람들이나 게이라고 하면 대단한 인격모독이라도 한듯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들에게 마치 ‘졸혼’같은 단어로 작동한달까. (자매품엔 브로맨스와 걸크러쉬가..)

여튼 유쾌하고 즐거운 표정으로 한국 곳곳을 수현과 함께 놀고 있는 에즈라 밀러의 소식과 함께 대만 동성혼 법제화에 대한 국민투표 결과도 들려왔는데요. 이미 헌법재판소에서 결혼을 남자와 여자의 결합으로 한정하는 현행 민법이 평등권과 자유롭게 결혼할 권리를 위배한다며 위헌이라는 판결이 나온 상황이었죠. 기존 민법에서 결혼을 이렇게 한계 짓는것을 찬성하는가에 찬성 69.5%,  반대 26.4%. 동거 동성 커플의 권리를 보호하되 민법을 개정해서는 안된다는데 찬성한다에 찬성 58.1%, 반대 37.0%. 동성 커플에게 민법에 정의된 부부의 권리를 동등하게 보장하는데 찬성하는가에 찬성 31.0%, 반대 63.5%.

이쯤에서 물 한잔 마시고, 긴 호흡 한번 하게 되긴 합니다. 덕분에 대체 너네가 무슨 억압을 받고 있단거야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되묻고 싶어집니다. 당신의 반려자와 당신의 관계가 다수의 투표로 보호받을만한 관계인지 판단받아야 하는 상황에 대해 무슨 생각이 들지 그리고 그 시도조차 무너졌을때 어떤 기분이 들지.. (잠깐 감성팔이 해봅니다만 뭐 크게 기댄 안합니다)

저는 동성애자들의 법제혼 요구가 정의라고 주장하진 않겠습니다. 정의나 상식같은건 사람들에 따라 너무 다르게 규정되니까요. 하지만 분명히 인류는 보다 많은 사람들의, 최대한의 행복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왔고, 커뮤니티에 실제적인 피해를 끼치지 않는 이상 이 기조는 보다 다양한 사람들을 커뮤니티에 기여하게 하고, 지원하게 만들어왔죠. 이런 맥락으로 동성혼 법제화는 소수자로 불리는 이들의 사회 기여도를 높이고, 이종간의 결합과 시너지로 혁신을 이끌어내는 건강한 사회를 작동시키는데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지금 해맑은 표정으로 김치를 입에 문채 유쾌하게 웃으며 스스로를 논바이너리로 칭하는 인류가 돌아다니는 무려 21세기에, 뭐든 새로운건 부담스럽다고 느끼는 이들이 당장은 많아보여도 진화의 방식이 늘 그래왔듯 어느순간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감을 드러낼거란 말을 좀 길고 진지하게 해봤습니다.

그리고 다시한번 일조량이 모자란 쉽게 우울해지기 쉬운 이 겨울, 비타민D도 챙겨먹으며 잘 먹고, 잘 자며 새로운 시간이 오길 기원해 봅니다. 에즈라 밀러의 토끼머리띠와 비타민D에 치어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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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디 머큐리, 그의 성정체성에 관하여.

<퀸의 전설적인 라이브 무대로 기억되는 1985년 라이브 에이드 무대>

이번주에 드디어! ‘보헤미안 랩소디’ 를  봤다. 프레디 머큐리의 성정체성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는 비판 때문에 볼까 말까 했었는데.

영화는 많은 대중이 봐야 이익이 남는다. 그래서 프레디를 이성애자로 둔갑시켜 많은 사람들이  마음 편하게 그를 추모하게 하고 싶은. 그런 영화일꺼라고 상상하고 봤는데, 생각보다는 그의 성정체성이 많이 표현되었던 것 같다. 너무 기대 없이 봐서 그랬을 수 있지만 말이다.

이 글을 쓴 결론부터 빨리 말할란다. 프레디 머큐리는 양성애자였나? 동성애자였나? 아니면 이성애자인데, 기독교가 말하는 불쌍한 동성애 병에 걸린 이성애자였나?(………………)

내 결론은. 그는 동성애자였다. 그냥 그의 성적지향이 그랬던 것 같다… 무엇으로 판단하느냐… 그냥 그의 삶, 그가 창조해낸 음악이 그렇다. (심지어 그가 무대에서 보여주는 제스처… 의상… 어디 게이스럽지 않은 것이 있나…)

그가 쓴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면. 성소수자들이 동성애가 죄악이 되는 사회에서 겪는 두려움과 절망감을 절절히 풀어 놓은 것 같다. 그래서 들으면 감정이 북받친다. 얼마나 많은 성소수자들이 자신을 탓하며 이세상에 태어나지 않았으면 하는지… 일반 스트레잇 사람들은 모를것이다.

“엄마. 내가 사람을 죽였어요. 내 인생이 막 시작되는데, 내가 다 망치고 말았어요. 나는 내가 태어나지 않았으면 했을 때도 있었어요. 내가 만약 돌아가지 않으면.. 엄마 그냥 나 없이 인생을 살아가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말이죠.”  – 보헤미안 랩소디 가사 中

저 보헤미안 랩소디 영화를 보고 한 기독교 신자는 자신의 SNS에 이런글을 남겼다고 한다.

 “동성애는 더럽고 혐오스러운 것이 아니라 안타깝고 불쌍한 하나의 병이라는 것”이라며 “동성애로 인해 가족들과도, 사랑했던 사람과도 함께 하지 못하고 외로운 삶을 살았던  프레디 머큐리. 음악밖에 모르던 순수한 청년이었지만, 동성애로 괴로워했던 그 때 선한 방향으로 인도해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주변의 악한 영향으로 방탕하고 안 좋은 삶을 살다가 결국 에이즈로 생을 마감한 프레디가 너무 불쌍하고 안타까워 자꾸만 눈물이 났다”고 했다.

저런 사람들때문에 프레디 머큐리 같은 성 소수자는 ‘이세상에 태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저런 사람들 때문에, 자신의 동성애 성적 지향을 ” 엄마.. 나 지금 방금 사람을 죽였어요”라는 절망감으로.. 완전히 퍽덥 된… 짓을 저지른 것으로 인식하는 거다…. 너때문에!

짐허튼_프레디

<프레디 머큐리와 그가 죽을때까지 옆에서 보살폈던 파트너 짐 허튼>

메리오스틴_프레디머큐리

<평생 친구로 지냈던 매리 오스틴>

그는 자신의 재산의 대부분을 매리에게 남겼다.(그의 노래 저작권료부터 짐허튼과 살고 있었던  집까지 메리에게 넘겼다.) 그리고 짐허튼에게는 50만불 정도만을 남겼다고 한다.

유산 상속만 보면 조금 분하지만, 그가 굉장히 보수적인 조로아스터교의 자손으로 자라 동성애를 잡아가던 시절을 거치며, 숨고, 외면하고, 피하고 하는 내면의 수치심이… 이 세상에 관습적인 남녀 부부라는 관계로 치환하여… 재산상속으로 표현한것이 아닐까 싶다.(뭔 잡소리냐  싶겠지만…)

그런데. 그는 게이이다. 성적 지향 때문에 그런것이다. 그의 인생에서 알려진 여자는 딱 두명이지만.(메리와 바바라) 폴이라는 매니저가 밝힌 그는 훨씬 더 많은 남성과 관계를 맺었다. 디나이얼 게이였을 가능성이 훨씬 크다.(양성애자는 성적으로 여자한테도 끌려야 하는데… .)

어쨌든. 저 라이브 에이드 공연에서 보여주는 그의 무대 매너를 보며, 내가 느끼기에는 매우 끼를 부리는 게이 같은데. 심지어 ‘위윌락유’ 같은 비트에도 그가 보여주는 제스처는 게이 같다.(허리를 쓰는 무대 매너,, 엉덩이가 돋보이게 하는 제스쳐,,,) 뭐 잘 모르는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달리 보일 수도 있겠지만.

아 뭔가 끝맺음을 잘해야될 것 같은데. 그는 매우 소중한 천재적인 게이 레전드 뮤지션이다…

ㅡ_ㅡ

마지막으로… 그를 선한 길로 이끌었어야 했는데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장기하의 노래를 선물한다.

그건 니 생각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