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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백범 일지에서 보이는 매우 현대적인 사상들

그동안 꼭 읽고 싶었던 책 중 하나인 백범 김구 선생의 백범 일지를 읽고 놀라운 점이 많았다. 원래 김구 하면 ‘(과격한)민족주의자’ 거나 ‘공산주의자’ 같은 편견이 있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공산주의자는 아니고 민족주의자는 맞으나 자민족의 우수성만을 우긴다거나 그것을 근거로 침략을 정당화하는 등의 배타적/우월적 민족주의와는 완전히 거리가 멀다. 무엇보다 백범 일지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지금의 현대사회에서 지향하고자 하는 가치관들이 거의 백년 전에 이미 주장되었다는 점이다. 자크 아탈리의 ‘리더는 미래를 읽고 예견하는 능력이 뛰어난 자’ 라는 말이 와닿는 지점이다. 그래서 주로 내가 몰랐던, 놀라웠던 포인트 위주로 몇 가지 추려서 기록해 두고 나 스스로도 두고두고 되새겨 보고자 한다.

여성의 교육에 대하여

김구 본인은 너무나 옛날 사람이라 어릴적에 근현대의 교육을 받지 못했음에도 신분이나 성별을 넘어 평등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신념이 강했다. 특히나 인상깊었던 대목은 ‘앞으로는 여자도 무식해서는 안된다’ 거나 본인과 혼인할 여자는 먼저 얼굴 보고 최소 1년간 본인이 이것저것 공부를 시킨 후에 서로간에 마음이 맞으면 그때가서 결혼을 하겠다는 (그래서 중매 할머니가 매우 곤란해 한다…) 당시로서는 특이하다 못해 별나다 소리를 들을만한 결혼관이었다. 믿어지지 않지만 우리나라에 조혼 풍습이 남아있던 때였고 미리 얼굴 보고 결혼하는 것을 꺼리던(…) 시대였다. 누구 가르치는게 평생소원인 사람이 아니고서야 저럴까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추후 김구는 예수교회의 도움을 받아 사범강습을 받고 교육자로 활동 하게 된다.

동성애 커플

일명 ‘쓰치다 사건’ 으로 감옥에 있던 김구는 탈옥을 결심하게 되는데 이때 감옥 안에서 남남커플 두명과 다른 죄수 두명이 같이 탈옥하게 해달라고 애원을 하게 된다. (특히 게이는 애인까지 같이 나가게 해달라고 진짜 계속 매달림…;;) 흥미로웠던 것은 책 전반의 모든 에피소드에 늘 옳고 그름에 대한 고민이 녹아있음에도 게이커플의 사랑에 대하여는 별다른 편견이 없다는 점이다. 오히려 탈옥 상황이 불리해져서 ..얘네들을 내가 꼭 데리고 나가야 하나 잠시 갈등하다가 ‘죄인들이라고 그들에 대해 죄를 지어서는 안되겠지’ 하고는 게이들 먼저 내보내고 겨우 탈옥에 성공한다. 그리고 무려 성공한 탈옥이 된다 (…).

수감자/전과자에 대한 태도

신민회 사건으로 인천교도소와 서대문형무소에 약 4년간 번갈아 수감되며 옥중소회를 남기는데 함께 수감중인 죄수들 중에 요즘말로 정말 답없는 양아치들이 많구나… 하면서도 ‘감옥이라는 곳은 교화를 주목적으로 하지 않으면 존재 이유가 없다’ 거나 ‘감옥을 졸업한 사람도 대학을 졸업한 사람과 동등하게 대접해 주어야 한다’는 주장을 편다. 또한 수감 환경에 관한 고민은 물론 관리자급은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해야 한다고 말한다. 당시에 불가능했던 일들일 뿐만 아니라 저절로 현대 노르웨이의 인권교도소가 떠올랐다.

공산주의와 민주주의에 대한 김구의 판단

이건 굉장히 명확하게 민주주의가 더 훌륭하다고 김구는 단언한다. 아예 러시아와 미국의 정치 형태를 비교해서 국민주권이 투표권에 의해 보장되고 그들의 대표를 스스로 선정하는 방식이 더 느리기는 하지만 더 좋은 방식이기 때문에 미국이 더 낫다 라고 말한다. 김구는 공산주의자가 아니다. 아마도 오해가 있다면 상해임시정부 시절 김구가 정리정돈한 여러 정당과 파벌에서 상당수가 공산주의자들의 모임이었기에 그런 것 같다.

민주주의의 가장 큰 적

이부분 또한 상당히 현대적인데, 김구는 정치형태적으로 자유민주주의가 가장 우수하며 다만 가장 큰 위험요소는 독재라고 분명하게 밝힌다. 뿐만 아니라 이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언론의 자유를 손꼽는다. 김구가 공산주의를 싫어하는 이유는 그는 독재를 가장 혐오하는데 본인이 보기에 이들이 개인의 독재 뿐만이 아니라 집단적 독재를 통해 사상의 자유를 통제하려 하기 때문이라 했다.

“독재 중의 가장 무서운 독재는 어떤 주의, 즉 철학을 기초로 하는 계급 독재다”

“자유와 자유 아님이 갈리는 것은 개인의 자유를 속박하는 법이 어디서 나오느냐 하는데 달려 있다. 자유 있는 나라의 법은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에서 나오고 자유 없는 나라의 법은 국민 중의 어떤 일개인, 또는 일계급에서 온다”

“개인생활에 너무 잘게 간섭하는 것은 좋은 정치가 아니다”

나의 소원 중

다양성, 환경과 성장에 대한 관점

백범 일지의 뒷부분은 ‘나의 소원’ 이라는 연설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원래 그런 구성인지는 모르겠다) 여기서 가장 인상깊었던 대목은 글 후반부의 우리는 자유로운 (또한 자유롭게 살아야만 하는) 사람들이지만 그 자유는 ‘꽃을 꺾을 자유가 아닌 꽃을 심는 자유’ 여야 한다는 문장이었다. 이부분 즈음에서 아주 미래적인 휴머니즘/환경론이 가시화된다. 종교와 사상의 다양성이 보장되어야 하고 서로를 위하는 공동체적인 풍토가 형성되어야 하며 아울러 과학적, 기술적 발전이라는 것도 더 필요가 있을까? 이만하면 이제는 이런 목표를 가지고 살기 위해 충분하지 않을까? 하는 의문도 던진다. 기술 발전의 폐해로 환경오염이 심해지고 극단적 개인주의로 인해 공동체적 삶의 가치관이 망가진다고 지적받는 요즘의 삶에 경종을 울린다.

책의 내용이 방대하고 분량도 많아서 그 내용 안에 담겨진 깊은 뜻을 다 헤아리려면 부족하고도 부족하다. 그러나 과연 고전은 고전이구나 를 깨닫게 해주는 책이었다. 흥미로운 점들 투성이이기도 하다. 나는 시대의 생활상이나 피끓는 독립운동 영웅기 보다는 백년 전 사람이! 그것도 대단한 조기교육도 없이 마치 미래의 계시라도 받은 것처럼 현대 사회에서 논의되는 여러 담론들을 끌어내고 주장했다는 것이 매우 놀랍다. 추측하건대 백범 선생의 방대한 독서 습관도 한 몫 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정말 천재는 홀연히 나타나는가 싶기도 하다. 이상은 내가 개인적으로 놀라웠던 몇몇 포인트만 짚은 것이지만 말하자면 길고 설명하자면 끝도없다. 긴 글 쓰는게 무엇보다 큰 재주라고 떠오르는 것을 나열할 머리나 손으로 엮어낼 키보드 실력이 딸린다. 그런 면에서 또한번 백범 일지에 감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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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경제 성소수자 성평등 정치

차별금지에서 성적지향을 빼자는 법률 발의, 실화냐?

21대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 이번 총선은 현정부  부동산 정책 실정, 빈부격차 심화, 청년실업 등의 경제 이슈,  젠더 갈등 북한과의 관계가 메인이슈가 되겠지만. 우리 대한민국의 암적존재 보수개신교(feat. 나쁜 교회 오빠 전광훈)가 지속적으로 성소수자 이슈를 들고나올 것이다.

아니다 다를까!!  2019년 11월 12일 국가위원회법 개정안 법률이 발의 되었다.(기사보기)

무려 40명이 이 법률 개정안에 동의하고 참여했다. 국회의원 300명 중 40명이지만, 분위기는 조금더 광범위하게 차별금지법에서 동성애 차별금지 내용을 삭제하자는 것에 찬성했다고 하니.

우리 정줄 놓고 있다가는 파도같이 몰려오는 인권의식 빽스텝 감당 못할지도 모르겠다.

개정안 제안 이유에 대해 안 의원 등 국회의원 40인은 “성적 지향의 대표적 사유인 동성애(동성 성행위)가 법률로 적극 보호되어 사회 각 분야에서 동성애가 옹호 조장되어온 반면, 동성애에 대하여 양심·종교·표현·학문의 자유에 기반한 건전한 비판 내지 반대행위 일체가 오히려 차별로 간주되어 엄격히 금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안그래도 머리골치 아파 죽겠는데. 총선 레이스 시작하나보다. 저 말같지도 않은 법 발의에 동의한 국회의원들 중 몇 명 여기 공유하니까. 해당 지역구에 사는 분들… 정신 수양하고.. 책임감 가지고.. 좀 바꿉시다. 역시.. 압도적 자유한국당~

저 오른쪽에 계신 파란색 양복 입은 분이 이번 법안 대표 발의 하신 안상수 의원님 되시겠다. 인천 중구 지역구 되시고 무려 국회의원 3선에 인천시장도 하신 분이다.  나무위키 가면 이분 관련 논란 많다. 군대부터… 인천시 재정 파탄까지. 화제 만발하신 분이나. 나에게는 성소수자 주적으로 분류되어 있는 인물. 인천 중구 동구 강화 옹진에 사시는 분들… 부탁드리오.

왼쪽에 계신 분은 티비에서 낯짝 자주 보이는 민경욱 의원 되시겠다. 이분으로 말할것 같으면 세월호 청와대 브리핑에서 호탕하게 웃으시고, 각 종 막말로 자한당 대변인에 내려오신 분이다. 이분도 인천 연수구가 지역구니.  인천 무슨 고담시티니.. 인천시민들… 부탁드리오. 나 지켜볼거야.

<꼴보기 싫지만 한번 더 보자… 와신상담의 정신으로.>

<왼쪽 이종명, 오른쪽 상단 정갑윤, 하단 성일종>

자 왼쪽의 이종명. 광주 민주화 운동 개 망발로 화제 만발하였으나 자유한국당에 계속 붙어 있는 분. 저분 진선미의원 청문회에서 “의원님 동성애자는 아니시죠?” 라고 비웃음을 조금 머금고 물었더랬따… 그런 그에게 진선미 의원님이 참 교육 시전 하셨다. “질문 자체가 차별일 수 있습니다.” 이종명 이분은 비례의원이었기때문에 어디 지역구를 받아서 이번 총선에 나올수 있으니까 내가 끝까지 지켜보고 나오는 지역구 사람들한테 경고할 것이다. 빼애애액

<이것도 꼴보기 싫지만 복습>

오른쪽 상단의 정갑윤 의원. 우와.. 이분은 무려 5선이다. 5선. 20년 해먹었다고! 울산시민여러분. 이제 고마합시다.  바른 정신상태 가진 울산 젊은이들에게 기회 주이소.

정갑윤 의원은 너무 화제 만발이라… 최근 병크.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청문회에서 “미혼이시지요? 한국에서 가장 큰 병폐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출산율입니다..” 애 낳는걸로 애국해야지 라고 미친 망언을 했더랬던 할배.(가장 큰 병폐는… 너님?)

 서삼석 이개호

더불어 민주당 2명! <이개호, 서삼석>

저 두분 약간 듣보잡이지만. 더불어 민주당이어서 괘씸. 이개호님은 농림부 장관 하고 국회의원 2선. 전라남도 담양, 함평이 지역구라니. 알아두시고. 서삼석님은 무안군수하고 영암 무안 쪽 국회의원이라니까. 우리 전라도 깨시민들 알아두시고. 민주당! 저사람들 공천 하는지 안하는지 지켜볼게!

 

개악 법안 발의에 참석한 참담한 국회의원 명단 40인

자유한국당 : 안상수, 강석호. 강효상, 김상훈, 김성태, 김영우,  김진태, 김태흠, 민경욱, 박덕흠, 박맹우, 박명재, 서삼석, 성일종, 송언석, 염동열, 윤상직, 윤상현, 윤재옥, 윤종필,  이만희, 이명수, 이종명, 이학재, 이헌승, 장석춘, 정갑윤, 정우택, 정유섭, 정점식, 주광덕,  함진규, 홍문표

뭐.. 보니까 김성태, 염동열(자한당 사무총장), 윤상현(박근혜 누나 사건), 정우택, 주광덕.. 뭔가 기라성 같은 국회의원들 잔뜩. 저 사람들은 증말. 그만 해도 될 것 같은데.

김경진(무소속)이개호(더불어민주당) 이동섭(바른미래당) 조배숙(민주평화당) 조원진(우리공화당) 홍문종(우리공화당)  황주홍(민주평화당)

레이스 시작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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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엔터 성소수자 성평등 여성 커플

ProP.11 “조금은 시큰둥한 커밍아웃을 꿈꾸며”

그러니까, 아이돌 컴피티션이라면 꽤 본 제가, 유일하게 예고편보고 보이콧 하던 프로그램이 <아이돌 학교>였습니다. 그 말해무엇한 대만/일본/한국에서만 워킹하는 소녀소녀한 표상을 기숙학교 컨셉으로 집어넣은 예고편을 보곤 정말 엠넷 으악이네 싶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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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불명의 테니스스커트와 마린복 타입의 포스터라니..

그래서 얼마전 뉴스에 <아이돌 학교> 출신 솜혜인 커밍아웃, 동성연애 중 같은 기사가 쏟아졌을때 처음엔 뭐야 듣보에 아이돌학교라니 안물안궁하고 싶었고, 트위터에서 학폭 가해자 관련 이슈가 있었던 친구라길래 딱히 언급을 하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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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여하튼 이렇게 출연을 했었다고 하는데 제 타입은 그다지.. (누가 물어봤?!)

아 물론 동성애자는 정말 흔해 빠진 존재라, 학폭 가해자중에 동성애자가 있을리 없어! 같은 소리를 하려는건 아닌데요. 굳이 긍정적으로 언급되지 않을만한 이슈라 도덕성 싸움에서 완전히 벗어날수 없는 약자의 입장에서 그냥 조용히 입닥치고 있었다란게 더 맞는 표현일거 같아요. 다소 비겁하지만 그랬습니다.

그런데.. 기사댓글을 보니 가만 있기 힘들더군요. 솜혜인 기사에 달린 댓글들이 그야말로 가관이었고, 특히 제 눈에 쏘옥 들어온건 “왜 꼭 동성애자들은 지들끼리 잘 살면 되지 이렇게 인정을 못받아 안달이냐” 였습니다. 그래서 솜혜인 인스타 캡쳐와 커밍아웃으로 받아들여진 첫 인스타 포스트를 찾아봤는데요. 깜짝놀랐어요. 너무 아무것도 없어서요. ‘나의 예쁜 그녀’란 이름으로 올라온 사진 2장이 전부였고, 그 뒤에 사람들이 물어보니 동성연애(;;)하고 있다고 본인 인스타에 밝힌게 다입니다.

정말 이상했습니다. 솜혜인이 어디 프레스홀을 잡아서 공식 기자회견을 한것도 아니고, 연애한다며 꽁냥꽁냥 사진 한장 올린게 어떤 지점에서 인정을 원하는건지 도무지 알수 없었고요. 그럼 그 수많은 헤테로, 이성애자들이 인스타에 올리고 있는건 뭐지? 그 모든 포스트들이 다 다른 사람들이 그들의 사랑에 행여나 방해를 놓을까, 둘의 사귐에 일일드라마극 반대/찬성 의견이 엇갈릴까 노심초사 하면서 올리는거였나요? 인정 받으려고?

왜 이성애자들은 자기들이 동성애자들의 연애에 대해 반대/찬성 혹은 인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했습니다. 이거야 말로 연쇄살인범이나 혐오범죄자들에게 특징적으로 나타난다는 ‘비대한 자아’ 아닌지, 이 비대한 자아들은 어쩌자고 본인이 실제로 얼굴한번 본적 없는 동성애자들의 연애사를 인정할지 말지를 요구받는단 착각에 빠져든건지 정말 신기했고요.

그 뒤 솜혜인의 인스타를 보니 혹시나 불안했던 마음과 달리 시원하달까. 니들이 뭐라하든 난 내 갈길 갈거고 계속 깝치면 고소각이다.라는 내용(물론 표현은 이렇지 않았지만)으로 아주 깔끔한 마무리를 하는걸 보며 역시 밀레니얼은 다르군! 이란 생각도 들고 왠지 안심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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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과 마지막을 법적대응으로 상큼하고 깔끔하게!!

사실 동성연애란 표현도 동성애를 성적인 의미로만 포커싱/왜곡하니 쓰지말자가 된거지 이성연애, 동성연애가 어떤 순간의 행위를 지칭하는덴 더 맞는거 아닌가도 싶고요. 연애한다는 표현은 다들 흔히 쓰잖아요. 근데 왜 거기 동성이 붙으면 헐쓰- 안돼!가 되야하는건지..

여하튼 이런 대응까지 보고나니 앞으로 많은 이들에게 커밍아웃을 해야할 동성애자들에게 커밍아웃의 개념을 ‘은근히’ 잘 보여준 사건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더군요. 커밍아웃은 ‘인정’받으려 하는게 아니라 그 자체로 너의 인정은 중요하지 않다는 ‘선언’이라는것을. 사람들도 다 압니다. 상대가 말을 할때의 태도에 비춰 자신이 이 대화에서 어떤 권한을 갖고 누가 주도권을 갖는지요.

그러고보니 저도 커밍아웃을 할때 이 규칙을 지켰던것 같습니다.

  1. 대단한 인정을 바라는게 아냐.
  2. 그냥 알고 있으라고.
  3. 네게 더 이상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았어.

이 3종 세트면 상대에게 부담감을 주지 않으면서도 내가 너와의 관계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너를 진심으로 대하고 싶어한다는게 다 잘 전달됐습니다. 거기에 마지막으로 근데 나 니들 좋아한적은 없다. 혹시 오해마라는 말에 아니 어떻게 날 안 좋아할수가 있냐며 은근히 서운해 하던 경험도 하게 됐고요.

뭐가 됐든 커밍아웃의 여러 면모 중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이런게 아닐까 싶습니다. 누구도 감히 상대를 인정하려 들지 않고, 그저 있는 그대로 서로를 인지하는 사이가 주는 편안함이요. 그게 실은 우리 모두가 원하는 관계의 진정한 모습 아닐까요. 그러니 부디 동성애자라는 고백보다 채식주의자라는 고백이 더 충격적이고, 관계의 한계를 고민하게 만드는 그날이 올때까지(동성애자에, 채식주의자인 분들을 저격하려던건 아닙니다만;;) 모두 조금은 시큰둥한 커밍아웃을 할 수 있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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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좀 더 아무렇지 않게 럽스타그램 할 수 있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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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종족’s 직장선배짝사랑기10>

“언니랑 평생 같이 살래?”

한참 내 얘기를 듣고 난 그녀가 잠자코 생각하더니 내뱉은 첫마디는 그랬다.

-나는 결혼할 생각이 없어, 그치만 혼자 사는 건

외로울 것 같아서 하우스메이트는 필요하다고 생각해. 가끔 여행도 가고 그럴 수 있는 여행파트너도 가능하다면 더욱 좋을 것 같아. 나는 니가 좋아. 너가 하우스메이트고 여행메이트고 그러면 좋겠다.. 요즘 나 그런 생각도 했어. 상상만 해도 즐거웠어. 아마 좋아함의 크기로 치자면 너보다 내가 더 너를 좋아할지도 몰라. 그치만. 그치만. 우리는 방향이 다른 거 같애. 너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나는 니가 생각하는 그런 쪽은 아닌 것 같애. 나도 사실 내가 여자를 좋아하나? 생각한 적 있어. 그래서 옛날부터 나를 잘 아는 내 친한 동생한테도 진지하게 물어봤는데 내가 남자한테 너무 질려가지구 잠깐 그러는거지 그건 아닌 것 같다고.. 음.. 나도 그건 아닌 것 같은데. 한번 지켜보려고-  근데 막 키스하고 자고 싶고 그런 마음은 아니야, 정말 친한 동생으로 너가 좋은 것 뿐이야.

-나는 그 마음 아닌데. 다른사람이랑 있으면 질투가 나서 천국과 지옥을 헤매요

근데 언니는 아니라면, 이제 안좋아해야겠네~

-그게 뭐야, 내맘은 변함없는데 너 그렇게 멀어지면 나는 어쩌라고. 내가 상처받을 거라는 생각은 안해봤니? 니가 소원해지면 나는 서운할 것 같애. 넌 너무 이기적이야-

-미안해요. ..

 

 

우정인 줄 알았는데

난데없이 고백을 하게 돼서 미안해해야하나.

내가 남자였다면.. 달랐을까.

왜 내 좋아하는 마음은 미안한 일이 되어하는 건가.

어쨌든 이런 대화를 하고 나서

체해버린 그녀를 보니 사과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한없이 슬퍼졌다. 내 한숨에 내가 딛고 있는 땅이 한뼘씩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이렇게 땅으로 꺼져서 숨고만 싶구나. 하아……

 

그녀는 다음날 나오지 않았다.

출장을 갔다고 했다.  매일아침 그녀의 빈자리를 보는 건 너무 괴로운 일이었다. 그녀가 나올즈음엔

나도 이런저런 이유로 적절히 월차를 이용하며 마주치지 않으려 피해다녔다. 연휴때 함께 가기로 했던 일본여행도 취소해버렸다. 그럭저럭 한달이 지나갈 무렵 회사에서 전체 워크숍으로 섬에 간다고 한다. 예외없이 무조건! 하시는 본부장님에 반기를 들 수 없었다.

워크숍날. 하늘도 푸르고 바람도 부드럽고 시원하게 불던, 그 생생한 기억. 다같이 모이기로 한 선착장에서 그녀가 걸어오는 걸 보니 심장이 두근두근 설레는 게 아닌가. 응?! 설마.

무심한듯 물한모금 마시려고 생수뚜껑을 트는데 손이 떨리는 걸 보고 나도 깨달았다. 이런! 맙소사! 너 못잊었구나. 한달 안보고 사는동안 이제/ 안보고도 살 수 있을 것 같았는데.

헉. 내심장이 더 빨리 뛴 것은 수척하고도 예뻐진 그녀ㅡ의 왼손네번째 손가락에 끼워진 은색반지를 발견하고부터인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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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 차별 대응 특별 추진위원회와 동성애 독재.

혐오차별대응위

2019년 2월 20일에 국가인권위원회는 혐오차별특별 대응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여성, 노인, 성소수자, 이주 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없애려고 학계, 시민, 종교계, 법조계가 인권위를 중심으로 하나로 뭉친것이다.  특별 대응위는 국민들의 인식 조사,  현재 팽배한 혐오와 차별개선을 위한 캠페인 등을 펼치고 있다. 또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정면 돌파하겠다는  특별 대응위원장의 포부도 있었는데.. 지금 어디까지 왔누. 끙.

관련기사 보기

이런 인권위의 행동에 위기 의식을 느낀 사람들도 뭉쳤다.  무려 자유한국당의 5선의 국회의윈 정갑윤님께서 지난 7월 3일에 주최한 포럼에서 그들은 그들의 혐오와 , 왜 때문인지 모를 위기의식을 만천하에 드러냈다.(우리가 왜 무섭니.. 독재할 마음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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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의 혐오차별특위의 출범은 지금까지 인권위가 적극 시행해 오던 동성애 옹호 조장 활동을 넘어선다. 즉 동성애에 대한 건전하고 정당한 비판과 반대의 자유를 모두 박탈하고, 탄압하고 있다. 동성애를 놓고 어느 누구도 반대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기에, 이를 동성애 독재라고 반동연은 강하게 비판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출범식은 동성애 독재 국가로 나아가겠다는 계획과 활동을 본격화한 것이라고 평가받는다. 기사보기

기사에 보면 성소수자를 ‘반대’하면 소송에 걸리고, 직장에서 해고되고, 자격이 박탈되는 등등 동성애 독재에 의한 나라가 될 거라도 웅성거린다.

독재라는 단어가 참 새롭다. 동성애 독재라… 영어로 하면 뭘까 파파고에 쳐봤더니만.

호모포비아

호모 포비아로 해석 된다. ㅋㅋㅋ. 파파고 천재? 동성애 독재라는 말은… 영어로 하면.. 그냥 동성애 혐오증 정도로… 저 단어를 쓰는 그들은.. 그냥 혐오론자들로..

혐오는 아무리 우아하게 표현해도 혐오다. 국회의원 5선을 한 정갑윤 법사위워윈님이 말씀하셔도. ‘혐오와 차별로 포장된 동성애 독재 대응 대책위원장님’인 서울대 명예교수님이 말씀하셔도.. 저기 바티칸에 있는 교황님이 우아하게.. 권위를 담아 말씀하셔도. 그건 혐오일 뿐이고. 모든 혐오는 상대방의 존엄한 인권에 반하는 행위이고. 그러니까 최소한의 법으로라도 보호하자는 것이고.  차별금지법이 뭐 그런거 아니겠음. 차별금지법 제정이 시급한.. 이 혐오가 넘치는 나라가 조금이라도 비틀거리며 진보하기 위해서 필요한 최소한의 조치 되겠음.

그러나 저러나. 대한민국 법제사법위원회… 국회 입안된 법률의 법적 심사와 검토를 위해 존재하는 국회 상임위원회인데. 저 자유한국당의 정갑윤 의원이 그 법사위 위원이시다. 차별금지법이 해당 상임위를 통과하여도 저 법사위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안된다.  여기저기 암초가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저런분들은 이제 그만… 보는 날이 다가오고 있음을 깊이 느낀다.. 나만 느낌?

울산 중구 구민들… 다음 총선 정신 바짝 차려요… 저분은… 2018년에.. 문무일 검찰총창 청문회에서.. 다른거 다 마다하고… 문서를 호치키스로 찍은거에 케분노하셔서…

아니. 문서를.. 스탬플러로 찍지.. 뭘로 찍어.. 그 스탬플러를 무슨 종이 테이프로 감싸고.. 하이고야.. 요즘 애들 이게 뭔말인지 알랑가 모르겄다. 그 스탬플러 때문에 손꾸락 다칠까봐 그걸 종이테이프로 예쁘게 감싸서 제출했던.. 그런 때가 있었드래었지. 저 분은 아직 그런 시대를 사시나부네… 울산 시민분들~~~~~~~~

정신 똑바로 챙기요… 그러다가… 으짤라고… 속상하게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