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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금지에서 성적지향을 빼자는 법률 발의, 실화냐?

21대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 이번 총선은 현정부  부동산 정책 실정, 빈부격차 심화, 청년실업 등의 경제 이슈,  젠더 갈등 북한과의 관계가 메인이슈가 되겠지만. 우리 대한민국의 암적존재 보수개신교(feat. 나쁜 교회 오빠 전광훈)가 지속적으로 성소수자 이슈를 들고나올 것이다.

아니다 다를까!!  2019년 11월 12일 국가위원회법 개정안 법률이 발의 되었다.(기사보기)

무려 40명이 이 법률 개정안에 동의하고 참여했다. 국회의원 300명 중 40명이지만, 분위기는 조금더 광범위하게 차별금지법에서 동성애 차별금지 내용을 삭제하자는 것에 찬성했다고 하니.

우리 정줄 놓고 있다가는 파도같이 몰려오는 인권의식 빽스텝 감당 못할지도 모르겠다.

개정안 제안 이유에 대해 안 의원 등 국회의원 40인은 “성적 지향의 대표적 사유인 동성애(동성 성행위)가 법률로 적극 보호되어 사회 각 분야에서 동성애가 옹호 조장되어온 반면, 동성애에 대하여 양심·종교·표현·학문의 자유에 기반한 건전한 비판 내지 반대행위 일체가 오히려 차별로 간주되어 엄격히 금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안그래도 머리골치 아파 죽겠는데. 총선 레이스 시작하나보다. 저 말같지도 않은 법 발의에 동의한 국회의원들 중 몇 명 여기 공유하니까. 해당 지역구에 사는 분들… 정신 수양하고.. 책임감 가지고.. 좀 바꿉시다. 역시.. 압도적 자유한국당~

저 오른쪽에 계신 파란색 양복 입은 분이 이번 법안 대표 발의 하신 안상수 의원님 되시겠다. 인천 중구 지역구 되시고 무려 국회의원 3선에 인천시장도 하신 분이다.  나무위키 가면 이분 관련 논란 많다. 군대부터… 인천시 재정 파탄까지. 화제 만발하신 분이나. 나에게는 성소수자 주적으로 분류되어 있는 인물. 인천 중구 동구 강화 옹진에 사시는 분들… 부탁드리오.

왼쪽에 계신 분은 티비에서 낯짝 자주 보이는 민경욱 의원 되시겠다. 이분으로 말할것 같으면 세월호 청와대 브리핑에서 호탕하게 웃으시고, 각 종 막말로 자한당 대변인에 내려오신 분이다. 이분도 인천 연수구가 지역구니.  인천 무슨 고담시티니.. 인천시민들… 부탁드리오. 나 지켜볼거야.

<꼴보기 싫지만 한번 더 보자… 와신상담의 정신으로.>

<왼쪽 이종명, 오른쪽 상단 정갑윤, 하단 성일종>

자 왼쪽의 이종명. 광주 민주화 운동 개 망발로 화제 만발하였으나 자유한국당에 계속 붙어 있는 분. 저분 진선미의원 청문회에서 “의원님 동성애자는 아니시죠?” 라고 비웃음을 조금 머금고 물었더랬따… 그런 그에게 진선미 의원님이 참 교육 시전 하셨다. “질문 자체가 차별일 수 있습니다.” 이종명 이분은 비례의원이었기때문에 어디 지역구를 받아서 이번 총선에 나올수 있으니까 내가 끝까지 지켜보고 나오는 지역구 사람들한테 경고할 것이다. 빼애애액

<이것도 꼴보기 싫지만 복습>

오른쪽 상단의 정갑윤 의원. 우와.. 이분은 무려 5선이다. 5선. 20년 해먹었다고! 울산시민여러분. 이제 고마합시다.  바른 정신상태 가진 울산 젊은이들에게 기회 주이소.

정갑윤 의원은 너무 화제 만발이라… 최근 병크.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청문회에서 “미혼이시지요? 한국에서 가장 큰 병폐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출산율입니다..” 애 낳는걸로 애국해야지 라고 미친 망언을 했더랬던 할배.(가장 큰 병폐는… 너님?)

 서삼석 이개호

더불어 민주당 2명! <이개호, 서삼석>

저 두분 약간 듣보잡이지만. 더불어 민주당이어서 괘씸. 이개호님은 농림부 장관 하고 국회의원 2선. 전라남도 담양, 함평이 지역구라니. 알아두시고. 서삼석님은 무안군수하고 영암 무안 쪽 국회의원이라니까. 우리 전라도 깨시민들 알아두시고. 민주당! 저사람들 공천 하는지 안하는지 지켜볼게!

 

개악 법안 발의에 참석한 참담한 국회의원 명단 40인

자유한국당 : 안상수, 강석호. 강효상, 김상훈, 김성태, 김영우,  김진태, 김태흠, 민경욱, 박덕흠, 박맹우, 박명재, 서삼석, 성일종, 송언석, 염동열, 윤상직, 윤상현, 윤재옥, 윤종필,  이만희, 이명수, 이종명, 이학재, 이헌승, 장석춘, 정갑윤, 정우택, 정유섭, 정점식, 주광덕,  함진규, 홍문표

뭐.. 보니까 김성태, 염동열(자한당 사무총장), 윤상현(박근혜 누나 사건), 정우택, 주광덕.. 뭔가 기라성 같은 국회의원들 잔뜩. 저 사람들은 증말. 그만 해도 될 것 같은데.

김경진(무소속)이개호(더불어민주당) 이동섭(바른미래당) 조배숙(민주평화당) 조원진(우리공화당) 홍문종(우리공화당)  황주홍(민주평화당)

레이스 시작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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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P.11 “조금은 시큰둥한 커밍아웃을 꿈꾸며”

그러니까, 아이돌 컴피티션이라면 꽤 본 제가, 유일하게 예고편보고 보이콧 하던 프로그램이 <아이돌 학교>였습니다. 그 말해무엇한 대만/일본/한국에서만 워킹하는 소녀소녀한 표상을 기숙학교 컨셉으로 집어넣은 예고편을 보곤 정말 엠넷 으악이네 싶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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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불명의 테니스스커트와 마린복 타입의 포스터라니..

그래서 얼마전 뉴스에 <아이돌 학교> 출신 솜혜인 커밍아웃, 동성연애 중 같은 기사가 쏟아졌을때 처음엔 뭐야 듣보에 아이돌학교라니 안물안궁하고 싶었고, 트위터에서 학폭 가해자 관련 이슈가 있었던 친구라길래 딱히 언급을 하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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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여하튼 이렇게 출연을 했었다고 하는데 제 타입은 그다지.. (누가 물어봤?!)

아 물론 동성애자는 정말 흔해 빠진 존재라, 학폭 가해자중에 동성애자가 있을리 없어! 같은 소리를 하려는건 아닌데요. 굳이 긍정적으로 언급되지 않을만한 이슈라 도덕성 싸움에서 완전히 벗어날수 없는 약자의 입장에서 그냥 조용히 입닥치고 있었다란게 더 맞는 표현일거 같아요. 다소 비겁하지만 그랬습니다.

그런데.. 기사댓글을 보니 가만 있기 힘들더군요. 솜혜인 기사에 달린 댓글들이 그야말로 가관이었고, 특히 제 눈에 쏘옥 들어온건 “왜 꼭 동성애자들은 지들끼리 잘 살면 되지 이렇게 인정을 못받아 안달이냐” 였습니다. 그래서 솜혜인 인스타 캡쳐와 커밍아웃으로 받아들여진 첫 인스타 포스트를 찾아봤는데요. 깜짝놀랐어요. 너무 아무것도 없어서요. ‘나의 예쁜 그녀’란 이름으로 올라온 사진 2장이 전부였고, 그 뒤에 사람들이 물어보니 동성연애(;;)하고 있다고 본인 인스타에 밝힌게 다입니다.

정말 이상했습니다. 솜혜인이 어디 프레스홀을 잡아서 공식 기자회견을 한것도 아니고, 연애한다며 꽁냥꽁냥 사진 한장 올린게 어떤 지점에서 인정을 원하는건지 도무지 알수 없었고요. 그럼 그 수많은 헤테로, 이성애자들이 인스타에 올리고 있는건 뭐지? 그 모든 포스트들이 다 다른 사람들이 그들의 사랑에 행여나 방해를 놓을까, 둘의 사귐에 일일드라마극 반대/찬성 의견이 엇갈릴까 노심초사 하면서 올리는거였나요? 인정 받으려고?

왜 이성애자들은 자기들이 동성애자들의 연애에 대해 반대/찬성 혹은 인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했습니다. 이거야 말로 연쇄살인범이나 혐오범죄자들에게 특징적으로 나타난다는 ‘비대한 자아’ 아닌지, 이 비대한 자아들은 어쩌자고 본인이 실제로 얼굴한번 본적 없는 동성애자들의 연애사를 인정할지 말지를 요구받는단 착각에 빠져든건지 정말 신기했고요.

그 뒤 솜혜인의 인스타를 보니 혹시나 불안했던 마음과 달리 시원하달까. 니들이 뭐라하든 난 내 갈길 갈거고 계속 깝치면 고소각이다.라는 내용(물론 표현은 이렇지 않았지만)으로 아주 깔끔한 마무리를 하는걸 보며 역시 밀레니얼은 다르군! 이란 생각도 들고 왠지 안심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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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과 마지막을 법적대응으로 상큼하고 깔끔하게!!

사실 동성연애란 표현도 동성애를 성적인 의미로만 포커싱/왜곡하니 쓰지말자가 된거지 이성연애, 동성연애가 어떤 순간의 행위를 지칭하는덴 더 맞는거 아닌가도 싶고요. 연애한다는 표현은 다들 흔히 쓰잖아요. 근데 왜 거기 동성이 붙으면 헐쓰- 안돼!가 되야하는건지..

여하튼 이런 대응까지 보고나니 앞으로 많은 이들에게 커밍아웃을 해야할 동성애자들에게 커밍아웃의 개념을 ‘은근히’ 잘 보여준 사건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더군요. 커밍아웃은 ‘인정’받으려 하는게 아니라 그 자체로 너의 인정은 중요하지 않다는 ‘선언’이라는것을. 사람들도 다 압니다. 상대가 말을 할때의 태도에 비춰 자신이 이 대화에서 어떤 권한을 갖고 누가 주도권을 갖는지요.

그러고보니 저도 커밍아웃을 할때 이 규칙을 지켰던것 같습니다.

  1. 대단한 인정을 바라는게 아냐.
  2. 그냥 알고 있으라고.
  3. 네게 더 이상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았어.

이 3종 세트면 상대에게 부담감을 주지 않으면서도 내가 너와의 관계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너를 진심으로 대하고 싶어한다는게 다 잘 전달됐습니다. 거기에 마지막으로 근데 나 니들 좋아한적은 없다. 혹시 오해마라는 말에 아니 어떻게 날 안 좋아할수가 있냐며 은근히 서운해 하던 경험도 하게 됐고요.

뭐가 됐든 커밍아웃의 여러 면모 중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이런게 아닐까 싶습니다. 누구도 감히 상대를 인정하려 들지 않고, 그저 있는 그대로 서로를 인지하는 사이가 주는 편안함이요. 그게 실은 우리 모두가 원하는 관계의 진정한 모습 아닐까요. 그러니 부디 동성애자라는 고백보다 채식주의자라는 고백이 더 충격적이고, 관계의 한계를 고민하게 만드는 그날이 올때까지(동성애자에, 채식주의자인 분들을 저격하려던건 아닙니다만;;) 모두 조금은 시큰둥한 커밍아웃을 할 수 있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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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좀 더 아무렇지 않게 럽스타그램 할 수 있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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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 차별 대응 특별 추진위원회와 동성애 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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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20일에 국가인권위원회는 혐오차별특별 대응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여성, 노인, 성소수자, 이주 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없애려고 학계, 시민, 종교계, 법조계가 인권위를 중심으로 하나로 뭉친것이다.  특별 대응위는 국민들의 인식 조사,  현재 팽배한 혐오와 차별개선을 위한 캠페인 등을 펼치고 있다. 또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정면 돌파하겠다는  특별 대응위원장의 포부도 있었는데.. 지금 어디까지 왔누. 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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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인권위의 행동에 위기 의식을 느낀 사람들도 뭉쳤다.  무려 자유한국당의 5선의 국회의윈 정갑윤님께서 지난 7월 3일에 주최한 포럼에서 그들은 그들의 혐오와 , 왜 때문인지 모를 위기의식을 만천하에 드러냈다.(우리가 왜 무섭니.. 독재할 마음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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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의 혐오차별특위의 출범은 지금까지 인권위가 적극 시행해 오던 동성애 옹호 조장 활동을 넘어선다. 즉 동성애에 대한 건전하고 정당한 비판과 반대의 자유를 모두 박탈하고, 탄압하고 있다. 동성애를 놓고 어느 누구도 반대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기에, 이를 동성애 독재라고 반동연은 강하게 비판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출범식은 동성애 독재 국가로 나아가겠다는 계획과 활동을 본격화한 것이라고 평가받는다. 기사보기

기사에 보면 성소수자를 ‘반대’하면 소송에 걸리고, 직장에서 해고되고, 자격이 박탈되는 등등 동성애 독재에 의한 나라가 될 거라도 웅성거린다.

독재라는 단어가 참 새롭다. 동성애 독재라… 영어로 하면 뭘까 파파고에 쳐봤더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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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포비아로 해석 된다. ㅋㅋㅋ. 파파고 천재? 동성애 독재라는 말은… 영어로 하면.. 그냥 동성애 혐오증 정도로… 저 단어를 쓰는 그들은.. 그냥 혐오론자들로..

혐오는 아무리 우아하게 표현해도 혐오다. 국회의원 5선을 한 정갑윤 법사위워윈님이 말씀하셔도. ‘혐오와 차별로 포장된 동성애 독재 대응 대책위원장님’인 서울대 명예교수님이 말씀하셔도.. 저기 바티칸에 있는 교황님이 우아하게.. 권위를 담아 말씀하셔도. 그건 혐오일 뿐이고. 모든 혐오는 상대방의 존엄한 인권에 반하는 행위이고. 그러니까 최소한의 법으로라도 보호하자는 것이고.  차별금지법이 뭐 그런거 아니겠음. 차별금지법 제정이 시급한.. 이 혐오가 넘치는 나라가 조금이라도 비틀거리며 진보하기 위해서 필요한 최소한의 조치 되겠음.

그러나 저러나. 대한민국 법제사법위원회… 국회 입안된 법률의 법적 심사와 검토를 위해 존재하는 국회 상임위원회인데. 저 자유한국당의 정갑윤 의원이 그 법사위 위원이시다. 차별금지법이 해당 상임위를 통과하여도 저 법사위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안된다.  여기저기 암초가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저런분들은 이제 그만… 보는 날이 다가오고 있음을 깊이 느낀다.. 나만 느낌?

울산 중구 구민들… 다음 총선 정신 바짝 차려요… 저분은… 2018년에.. 문무일 검찰총창 청문회에서.. 다른거 다 마다하고… 문서를 호치키스로 찍은거에 케분노하셔서…

아니. 문서를.. 스탬플러로 찍지.. 뭘로 찍어.. 그 스탬플러를 무슨 종이 테이프로 감싸고.. 하이고야.. 요즘 애들 이게 뭔말인지 알랑가 모르겄다. 그 스탬플러 때문에 손꾸락 다칠까봐 그걸 종이테이프로 예쁘게 감싸서 제출했던.. 그런 때가 있었드래었지. 저 분은 아직 그런 시대를 사시나부네… 울산 시민분들~~~~~~~~

정신 똑바로 챙기요… 그러다가… 으짤라고… 속상하게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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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P.10 “이집 드라마 잘하네, 검블유 하세요!”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5회까지 보고 쓴 리뷰입니다)

그러니깐.. 아직도 6인용 식탁에 둘러앉아, 제일 상석에 시아버지가 앉아 있는 연출을 하며, 구박받는 며느리가 영원히 고통받는 한국 드라마계에 도착한 신선한 미래랄까요. 단언컨데 이정도로, 이 시대를 사는 여성들이 느끼는 시대정서와 캐릭터, 역할, 태도를 보여준 한국 드라마는 없었던듯 합니다. 왜 대체 트위터 레즈들은 물론 헤녀들마저도 이 드라마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지 알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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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기본적인 구조 자체가, 즉, 서사와 경쟁, 분노와 파트너쉽이 모두 여성 vs 여성으로 이루어집니다. 모든 서사가 여성을 중심으로, 여성의 관계성 안에서 전개된다는게 이렇게 큰 쾌감을 주는지 저도 보기전엔 몰랐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알탕 영화를 보던 남자들은 이렇게 좋은걸 지들끼리 해쳐먹고 있었다니.. 특히 어제 5화는 매우 인상적인 장면들이 많았는데요.

개인적으로 어제의 베스트는 제니가 조작된 실검 어뷰징으로 인해 궁지에 몰린 타미를 위해 범인의 신상정보를 넘기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다지 살가운 기억이 없는 관계라 ‘우리’라는 말을 쓰는 제니에게 타미가 왜 도와주냐는듯 우리가 우리로 묶이냐고 묻죠. 그러자 제니가 대답합니다. “함께 쓰는 공간이 많으니까요.” 그리고 이 대화가 이루어지는 곳은 여자화장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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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여자화장실하면 떠오르는 시퀀스가 있죠. 여자가 여자를 상대로 험담을 하거나, 때리거나, 화장실칸에 있는 상사에게 물을 붓거나 등등 모두 여성과 여성이라는 성별 동일성을 부정적인 감정이나 관계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바로 그런 공간에서! 온전히 여성이라는 지점에 공유하는 공간에서 협업과 연대의 뜻을 표하는 제니를 본거죠. ㅠ-

그리고 이 연대는 곧바로 차현과 타미로 이어집니다. 차현은 타미와 내내 각을 세우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차현은 타미의 신상이 성적 루머의 대상이 되자 타미를 걱정합니다. 그리곤 앉아서 걱정만 하는게 아니라 타미의 저질 체력을 대신해 달려주고, 뚝배기를 날려 범인을 잡고, 마무리까지 완벽하게 비를 맞는 타미에게 우산을 씌워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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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곤 타미가 차현에게 전화해 “네가 필요해” 라고 말하자 득달같이 달려와 타미를 엿먹인 남자의 차를 같이 부셔버립니다. 특히 차현은 성범죄자를 죽도록 패서 폭력전과가 있는 것으로 나옵니다. 지금도 지나치게 순응적인 삶을 요구받는 한국 여성들은, 남자들보다 더 강한 도덕성을 요구받는게 당연시되곤 하는데 당당하게 폭력전과를 달아서라도 자신을 성추행하는 남자를 패주고, 그 전과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차현이라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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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주인공 타미도 빠지지 않습니다. 극중 헛된 루머로 실검 1위에 오른 타미에게 어디로든 데려가겠다며 도망칠까요? 류의 대사를 던지자 타미는 회사에 가겠다고 하죠. 또 어디 바다쯤 가서 기지개좀 피고 좀 졸다 오는 전개를 예상했던 저는 당황스럽더군요. 사실 저런 상황이라면 나라도 당연하게 회사에 갈텐데 왜 드라마는 다르다고 생각했을까. 결코 자신의 역할과 상황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여캐를 드라마에선 왜 이리 오랫만에 보는것 같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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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굵직한 악역들도 여성으로 설정된 이 드라마는 모든 장면들에 여자들을 꽂아넣습니다. 이 세상의 반인 여자들이 당연하게, 다양한 모습으로 그들의 욕망과 원칙에 맞춰 치열하게 살아가는데요. 물론 종종 과잉된 연출이나 캐릭터가(예를 들어 유니콘 대표님 같은;; 대체 왜 올백 머리에 넥타이 정장을 입고 나오시는건지) 등장해 낯설어지기도 하지만 글로벌 회사의 대표에 흑인여성을 앉혀놓는 드라마는 처음이라 그저 수긍하고 넘어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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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검블유를 여자들의 판타지라고 쉽게 말할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판타지의 방향이 어딜 가르키느냐 아닐까요. 혀 짧은 소리를 하며 재벌남과 연애를 하는 서민여자 캐릭터란 욕망은 이제 흘러흘러 내 능력으로 먹고살며, 백수됨을 가장 뼈저리게 부끄러워하는 커리어우먼으로 향했단거니까요. 일단은 그 욕망이면 충분합니다. 그 욕망이 때론 등도 밀어주고, 조금은 과하게 밀어서 넘어지는 순간이 오더래도 그 욕망의 방향은 결국 우리를 홀로 서게 하고 성장시킬테니까요.

그러니 모두 검블유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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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드라마는 영상으로 봐야 제맛! [5화엔딩] 우린 임수정X이다희고 지금 저 차를 박살내서 복수할거야 #언니들이간다

http://naver.me/5svgQWq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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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P.8 “시선에 대하여”

아이유를 좋아합니다. 그런데 아이유가 연기를 하는 것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요. 연기를 잘하냐 못하냐보단 아이유의 연기를 소비하는 방식이나 시선이 껄끄러운 지점이 있어서인데요.

이미 보신분들도 있을것 같습니다. 이번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 아이유의 옴니버스 단편영화 <페르소나> 예고편인데요. 아이유의 연기가 보기 부담스러운 바로 그 지점을 아주 잘 보여주는 영상이더군요.

<페르소나>는 4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있고, 그중 2개는 여성감독이, 2개는 남성감독이 연출했습니다. 이경미(미스홍당무), 임필성(마담뺑덕), 전고운(소공녀), 김종관(촤악의 여자, 더 테이블) 감독으로 나름 인지도도 있으면서 특징있는 저예산영화를 연출해본 경험이 있는 감독들입니다.

그런데 놀라울 정도로 예고편만 봐도 어느 에피소드가 남성감독이 연출한건지 알 수 있더군요. 아이유를 바라보고 다루는 방식이 성별로 인해 이렇게 확연히 드러난다는게 제가 바로 아이유의 연기를, 특히 남성 감독이나 작가가 쓴 극에서의 연기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아이유를 한껏 특별하고, 알 수 없고, 비밀에 쌓인, 그럼에도 성적긴장감을 풍기며 현실세계와 동떨어져 부유하는 모습으로 그린 것들이 남성감독들의 연출작이고 저는 그런 시선들이 불쾌하고 불편합니다.

유사한 불쾌감을 느꼈던 영화는 <버닝>이었는데요. 아무것도 가진것 없는 20대 여성인 전종서가 현실적인 욕망이나 정체성 없이 진위를 알 수 없는 이야기들을 하고, 약에 취해 느닷없이 두 남자 앞에서 “없었던것처럼 사라졌으면 좋겠어.” 라며 벌거벗고 춤을 추죠.  대체 왜 옷을 벗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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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예들에 반해 <소공녀>를 연출한 여성감독 전고운님은 인터뷰에서 담배를 피는 여자를 성적으로 문란한 여자로 인식하는 시선을 피하기 위해 주인공 이솜에게서 최대한 성적인 이미지를 빼기 위해 애썼다고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소공녀>에서 주인공인 이솜은 위스키를 마시고, 담배를 피지만 종종 한약을 챙겨먹고, 성실하게 청소 일하며 일상에 발붙인 현실인의 정체성을 드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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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여성캐릭터를 그리면서 현실적인 정체성과 존재감, 욕망을 싹 걷어낸채 ‘해석이 안되는 존재’ 정도에 천착하는 모습은 진부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남성 감독들은 종종 정말 어렵다는 듯이 이렇게 말하죠. “여성 캐릭터를 이해하기 힘들었어요.” 하지만 어느 여성 감독도 남성을 이해하고, 창작물에서 소화하는게 어렵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글을 쓰면서 그런 생각도 들더군요. 이런 온갖 왈가왈부하는 이야기들이나, 자신을 정의하려는 과한 남성적 시선 혹은 그 반대의 시도들에 대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내가는 아이유의 의지는 높이 사주고 싶다고요. 하지만 그 뚝심이 잘못 발휘되면 <자전차왕 엄복동>처럼 될 수 있기에,(흠흠;;) 지금의 아이유가 벌이는 다양한 활동들이 좀 더 본인이 이룬 성취와 그로인한 상징성을 좀 더 굽어 살펴주길 바랍니다.

이제 겨우 스물다섯 이제 여섯인가요? 왜 유독 여성만 특정화해 상징이 되야 하냐라고도 할 수 있지만 어쩌겠어요. 그게 앞서가고, 성공하는 사람들이 져야할 ‘왕관’의 무게인거겠죠. 그딴 왕관 따위 쓰고싶지 않다고 해도 이미 대중들의 눈에는 왕관을 쓴 아이유가 보이고, 왕관을 쓴채 좀 더 근사하게 움직여주길 기대할뿐입니다.

끝.